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고령층에 대한 강력한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나선 가운데 우리나라 60세 이상 고령층 소득이 경제위기를 겪으면서 통계청 조사 이후 처음으로 2분기 연속 마이너스(-) 10%대 감소세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카드사태 발생 이후인 지난 2004년 2분기(4~6월) 이후 최대의 감소율이다.

이와함께 우리나라의 퇴직후 연금체계마저 OECD 회원국 평균에 크게 미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돼 경제위기 이후 고령층의 복지 문제가 중요한 정책과제로 대두될 전망이다.

이는 향후 정부가 서민층 지원대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고령층이 중요 배려대상이 되어야 함을 의미한다.

◆ 경제위기 때마다 늘어나는 고령층의 ‘주름살’= 1일 통계청에 따르면 도시근로자 중 60세 이상 고령층의 소득 감소율은 올 1분기(1~3월)와 2분기에 각각 전년동분기 대비 -10.4%와 -10.2%를 기록, 다른 연령대에 비해 감소율이 가장 높았다.

같은 기간 50대는 각각 -6.6%, -2.8% ▲40대 -1.3%, -2.2% ▲30대 -2%, -3.8% 등이었다.

앞서 카드사태의 여파가 반영됐던 2004년 2분기에도 마찬가지였다.

60대 이상 소득감소율은 -13.9%였던 반면, ▲50대 -0.8% ▲40대 4.5% ▲30대는 2.8%였다. 경제위기 때마다 고령층의 소득이 가장 크게 줄었다는 뜻이다.

◆ 한국 고령층, OECD 회원국 중 가장 큰 고통 = OECD의 ‘연금편람 2009’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고령층의 소득이 전체 평균 소득의 59.7% 수준으로, 회원국 중 꼴찌에서 네 번째 수준으로 평가됐다.

OECD는 우리나라 고령층의 소득빈곤율이 회원국 중 최악이라는 점 등 이 같은 결과를 엮어 호주, 아일랜드와 함께 우리나라를 고위험 국가군으로 분류했다.

아울러 일할 때 벌어들이는 수입과 퇴직 후 수입 간의 관계를 뜻하는 소득대체율(replacement rate) 역시 우리나라의 경우 42.1%로 OECD 평균 59.0%에 미치지 못했다.

다시 말해, 우리나라 고령층의 소득과 빈곤율이 다른 회원국들보다 크게 나쁠 뿐 아니라 이를 보완할 만한 연금체계조차 평균 미달임을 의미한다.

OECD는 “은퇴가 임박한 고령층의 경우 정리해고와 임금삭감의 주대상이 되기 쉬워 투자 실패를 만회할 만한 충분한 시간이 없고, 이미 은퇴한 뒤에도 금융자산이 많아 경제위기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면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연금상품을 다양화하고, 소득재분배 시스템을 정비해야 할 것”이라고 권고했다.

음성원기자 esw@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