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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출범할 일본 민주당 정권의 경제정책은 성장만능주의를 극복하고 최소한의 인간다운 삶을 보장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대표의 ‘우애(友愛) 사회’ 건설 철학과도 맞아떨어지는 정책방향인 셈이다.

◆ 성장에서 복지로 = 민주당은 ‘공생사회 실현’을 경제정책 목표로 제시하고 있다. 하토야마 대표가 미국식 신자유주의를 비판해온 만큼, 사회안전망 확충이 핵심 정책방향으로 설정돼 있다.

김도형 세종연구소 객원연구위원은 “민주당 경제정책은 한마디로 저소득층을 우선하는 정책”이라며 “민주당이 전체 예산을 대폭 수술하겠다는 것도, 낭비되는 예산을 줄여 최저생활보장에 필요한 재원을 마련한다는 취지”라고 말했다.

민주당이 내놓은 경제관련 공약도 복지확충에 방점이 찍혀 있다. ▲중학교 졸업시까지 월 2만6000엔씩 자녀수당 지급 ▲출산시 지급하는 ‘출산일시금’ 10만엔 인상 ▲공립고교 무상교육 및 사립고교생 연간 12만엔 지원 ▲농어가 소득보상제 도입 ▲향후 3년간에 걸쳐 시간당 최저임금을 현행 700엔에서 1000엔으로 인상 ▲중소기업 지원예산 3배로 확대 등 대부분 사회적 약자를 지원하기 위한 내용이다.

30일 중의원 선거에서 민주당이 압승한 데는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전 총리 시절 신자유주의 정책으로 심화된 양극화에 대한 불만여론을 민주당이 잘 파고든 것도 중요하게 작용했다.

그러나 문제는 연간 16조8000억엔이 들어갈 것으로 예상되는 재원을 어디서 마련하느냐다. 민주당은 예산을 철저히 점검, 특별회계 등에서 낭비되는 재정을 복지예산으로 돌리면 된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재원확보를 위해 국채발행이나 소비세 증세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지만, 하토야마 대표는 오로지 재정 재분배를 통해서만 해결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게다가 대형공공사업 중단이나 공무원 임금삭감은 거센 반발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다.

◆ 수출 주도에서 내수 중심으로 = 민주당은 수출에 의존해온 일본경제 체질을 내수 중심으로 바꾸겠다는 계획도 내놓았다. 민주당은 내수진작과 사회안전망 확충을 연계해서 보고 있다. 생활지원을 통해 가계의 소비능력을 높이면 내수가 진작되고 경제성장으로 이어진다는 구상이다.

그러나 이에 대해서도 ‘장기적으로 맞는 방향이지만 구체적 실현방안이 없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은 최근 “내수진작을 위해서는 기업간 경쟁을 가로막는 규제를 철폐해야 하는데, 민주당은 국내경제를 자유화할 준비가 안돼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시장의 반응도 부정적이다. 31일 닛케이지수는 수출주 부진으로 0.35% 하락했다.

김성훈기자 tarant@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