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행정 차단과 비핵심 업무의 과감한 아웃소싱, 직원들에 대한 사기 진작책이 뒤따른다면 국세청은 변할 수 있습니다.”

백용호 국세청장이 주도하고 있는 국세청 변화의 핵심기구인 국세행정위원회 민간위원에 선임된 조용근(63) 한국세무사회 회장은 국세청 후배들에게 이 같은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조 회장은 1일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형식적인 신고·관리업무 등은 과감히 아웃소싱하고, 세원정보 관리에 집중하는 것이 국세청의 효율성을 높이는 지름길”이라고 말했다.

조 회장은 1966년 국세청 개청 때부터 지난 2004년 대전지방국세청장까지 40년 가까이를 국세청과 함께 해온 인물로, 국세행정위 8명의 민간위원 중 유일한 국세청 출신이란 점에서 실질적인 변화방안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조 회장은 “부가세 확정신고 지침업무는 32년 전이나 지금이나 변한 게 없다”며 “비효율적인 전시행정 위주의 업무를 전면 손질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세무조사로 확보되는 세수는 전체 세수의 2~3%밖에 안되는데, 이를 위해 수많은 국세청 인력이 투입되고 있다”며 “국세청 혼자서 모두 하려다 보니 세정 사각지대가 생기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조 회장은 “비핵심 업무는 민간 외곽조직에 과감히 위탁하고, 국세청은 대기업 및 세무범죄자 조사에 집중해야 한다”며 “중소기업이나 영세 소상공인 등에 대한 검사는 민간 세무법인에 맡기고, 국세청은 이들 세무법인을 검증하는 방식의 신고검증제도 도입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국세청과 민간 세무조직이 세무조사 업무를 분담함으로써 세정 사각지대를 줄일 수 있고, 이는 곧 세수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주장이다.

정부가 세제개편을 통해 추진하고 있는 지방소득세 신설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조 회장은 “세무서와 지방자치단체에 소득세와 주민세를 따로 내야 하는 납세자 불편은 물론, 전담인력과 조직확대로 징세행정 비용이 증가할 것”이라며 “현실적 문제점들이 많은 지방소득세 신설은 신중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무엇보다 국세청 직원들의 사기진작이 절실하다”며 “국세청 발전을 위해 국세행정위에서 진심어린 충고를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임대환기자 hwan9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