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1일 발효된 비정규직법(기간제 및 단시간 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해법이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비정규직 사용기간을 2년으로 제한한 비정규직법은 이달 31일이면 발효 두달째를 맞지만 법 시행 유예 여부를 놓고 여야가 접점을 찾지 못하면서 근로기간 2년을 채운 비정규직의 고용불안도 갈수록 가중되고 있다. 특히 비정규직 근로자의 고용안정을 위한 ‘근본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정부·여당은 법 시행 두달 가까이 되도록 이렇다 할 대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9월 정기국회에서도 비정규직법 개정을 둘러싼 소모적인 여야 공방이 불가피해 보인다.

한나라당은 7월30일 비정규직 보호 대책을 마련한다며 당내에 ‘노동 태스크포스(TF)’를 구성했으나 공식적으로 두 차례 전체회의를 연 것 외에는 사실상 ‘활동 정지’상태다. 노동 TF 내부에서조차 “근본 대책 마련은 어렵다”는 회의적인 시각도 나온다. 노동 TF 관계자는 “노동 관련법은 당사자가 많고 법 내용도 복잡한 데다 노사 양측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기 때문에 한 두달 안에 대책이 나오는건 불가능하다”고 꼬집었다.

비정규직 고용 실태조사를 통해 법 개정 작업에 들어가겠다는 노동부와 한나라당의 계획도 차질을 빚고 있다. 당초 노동부는 비정규직법 시행후 전국 1만여개 사업장의 비정규직 고용 동향을 파악해 7월 말까지 조사결과를 내놓기로 했지만 “통계 정리에 시간이 걸린다”며 8월 중순쯤으로 결과 발표를 미뤘다. 그러나 현재 상황으로는 9월에도 조사 결과가 나오기는 어렵다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실업 대란’에 대한 정치권의 시각차도 여전하다. 한나라당은 “비정규직의 실직사태가 잇따르고 있기 때문에 법 시행을 중단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민주당은 “정부가 주장한 100만 실업대란은 일어나지 않고 있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결국 ‘법 시행 중단’을 놓고 여야가 한치도 물러서지 않으면서 비정규직 근로자를 위한 ‘근본 대책’은 공중에 뜬 상태다.

김백기기자 bki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