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인플루엔자A(H1N1·신종 플루)의 지역사회 감염자가 급증하면서 정부가 딜레마에 빠졌다. 적극 대응 방침을 세웠지만 환자를 치료할 약이 조만간 절대 부족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보건복지가족부는 앞으로 확진검사 없이도 의사의 진단으로 항바이러스제 처방이 가능해지는 등 항바이러스제의 투약 대상과 절차를 바꿨다. 보건 당국은 그러나 올 연말쯤 치료제 품귀현상이 예상되는 가운데 현항바이러스제의 무분별한 구입을 방지하기 위해 의심증세가 있는 환자의 항바이러스제 구입 가능 횟수를 1회로 제한할 방침이다.

20일 보건복지가족부 중앙인플루엔자대책본부가 대한의사협회 등 보건의료단체와의 협의를 거쳐 개정, 발표한 ‘항바이러스제 배분지침’에 따르면 지금까지 확진환자 및 해외여행자와 접촉자로 제한됐던 항바이러스제 투여 대상이 앞으로는 신종 플루 감염 증상을 보이는 환자 가운데 폐렴 등이 있어 의사가 항바이러스제가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로 확대된다.

또 급성호흡기질환으로 입원한 사람, 급성호흡기질환이 있는 임신부, 영유아, 65세 이상 노인, 만성질환자 등 합병증 발생위험이 높은 사람들에게도 투약할 수 있다. 만성질환자에는 기관지확장증이나 천식 등과 같은 폐질환, 만성심부전 등과 같은 심장질환, 당뇨, 신장질환, 간경변 등 만성간질환 등이 해당된다.

투약 절차는 민간의료기관 진료시 의사가 임상적 진단으로 항바이러스제 투약대상을 판단해 처방전을 발행한 경우 거점약국을 통해 처방받을 수 있고, 보건소나 거점치료병원에서 진료받은 경우 외래에서도 항바이러스제를 받을 수 있다.

보건당국은 그러나 제약사 공급물량이 거의 바닥난 상태라서 의심증세가 있는 환자의 항바이러스제 구입 가능 횟수를 1회로 제한키로 했다. 다만 처방 제한은 정부 비축물량을 구매하는 경우이며, 기존 제약사가 시중에 공급한 물량은 제외된다.

박양수기자 yspar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