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우리나라 최초의 첫 우주 발사체인 ‘나로호’가 이륙을 단 몇 분 앞두고 연기되는 모습을 보면서 국민들이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벌써 여섯 번이나 발사 예정일이 연기된 데다 이날은 카운트다운까지 들어간 상황이라서 더욱 그러했다.

일각에선 지난 2002년부터 7년간 이어온 나로호 개발 사업이 제대로 준비도 되지 않은 상태에서 발사를 강행한 것 아니냐는 지적까지 제기되고 있다. 발사 중단에 따른 금전적 손실도 적지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다른 데 있다. 발사가 계속 연기되고 기술적인 문제가 발생하고 있지만 그 원인 규명작업을 러시아측이 벌이는 동안 우리 연구진은 전혀 참여할 수 없다는 사실이다. 국내 대학 항공우주학과의 한 교수는 발사 중단에 대해 “발사체 내 밸브구동 탱크라면 하단 액체연료 로켓엔진 내부의 문제일 것”이라고 추정하면서도 “러시아측이 우리에게 얼마나 정보를 공개할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우리 정부와 국민들은 러시아측이 발사 중단 원인을 밝혀줄 때까지 그들의 입만 바라보고 있어야 할 판이다. 이는 우리 정부와 러시아 정부 간에 맺은 기술보호협약 탓에 우리 연구진이 개발과정에 전혀 참여하지 못한 데 원인이 있다. 우리 연구진은 나로호 하단 로켓을 인수한 후에도 로켓 내부를 마음대로 들여다볼 수조차 없었다.

이 때문에 나로호가 설사 재발사에 성공한다 하더라도 향후 진정한 의미의 우주 기술 자주독립 문제를 둘러싸고 논란이 불거질 소지를 안게 됐다. 또한 오는 2018년 독자적인 힘으로 발사체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는 정부로선 항공우주 기술자립에 초점을 둔 우주개발진흥계획을 더욱 체계적으로 가다듬어 추진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19일의 나로호 발사중단 사태는 진정한 우주개발의 길이 너무나 멀고 험하다는 사실을 직시하게 한 하루였다.

송길호 사회부기자 khso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