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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일 동아시아 3국에서도 지난 2001년 일본 역사교과서 파동 이후 역사 연구자와 교사, 시민사회의 노력으로 역사 화해를 위한 공동 역사교재들이 잇따라 출간되고 있다.

지난 2005년 출간된 ‘조선통신사’와 ‘미래를 여는 역사(사진)’, 2006년 나온 ‘마주보는 한일사Ⅰ·Ⅱ’, 2007년 발간된 ‘한일교류의 역사’ 등이 바로 그것. 이중 1997년부터 서울시립대(역사교과서연구회)와 일본 도쿄학예대학(역사교육연구회) 간에 진행된 교과서 대화의 결과물인 ‘한일교류의 역사’를 제외한 나머지 3종류의 공동 교재는 2001년 일본 후소샤판 교과서 등장이 직접적인 계기가 돼서 기획된 것이다.

공동 교재로 처음 출간된 ‘조선통신사’는 한국과 일본의 지역 간 교류의 결실로 대구 교직원 노동조합과 일본 히로시마(廣島) 교직원 조합이 공동 편찬한 것이다. 전쟁과 평화라는 키워드로 1592년 임진왜란 때부터 19세기까지 한·일관계사를 상징하는 ‘조선통신사’란 공식 외교 사절단의 역사를 기술한 책이다.

한·중·일 3국의 역사연구자, 역사교사, 시민단체 관계자가 모여 만든‘미래를 여는 역사-동아시아 3국의 근현대사’는 일본에서 후소샤판 교과서의 역사인식을 정면으로 부정하며 학교에서 이 교과서를 채택하지 못하도록 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교재다. 이 책은 지금까지 일본에서 8만4000부, 한국에서 6만부, 중국에서 12만부가 발간됐다. 3국의 공동 역사교재 편찬위원회는 이 책의 후속 도서를 오는 2011년에 출판하는 것을 목표로 노력 중이다.

‘마주보는 한일사Ⅰ·Ⅱ’는 한국의 전국역사교사모임과 일본의 역사교육자협의회 등 양국의 전국 단위 역사교사 조직이 협력해 만든 교재. 고대부터 1876년 한·일 간 근대적 외교관계가 성립할 때까지의 관계사와 각자의 독자적 모습을 35개의 주제로 담아냈다. 하지만 이 교재들은 독일·프랑스 공동 역사교과서처럼 정규 교과서가 아니기 때문에 뚜렷한 한계를 갖고 있는 게 현실이다.

최영창기자 yccho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