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지도자들은 18일 김대중 전 대통령의 서거에 대해 일제히 애도의 뜻을 표시했다. 이들은 김 전 대통령을 ‘민주주의를 위해 투쟁한 위대한 인물’,‘평화와 통일을 위해 헌신한 영웅’으로 김 전 대통령의 삶을 높이 평가했다. 세계 주요 언론들도 김 전 대통령의 서거 소식을 주요 뉴스로 전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와 인터내셔널헤럴드트리뷴(IHT)등 주요 언론들은 1면 머리기사로 김 전 대통령의 생전사진과 서거 소식을 전하고 있다. 이와 함께 미국 등 해외교포들의 추모분위기도 확산되고 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이날 공식성명에서 “용감한 민주화와 인권 투사인 김 전 대통령의 서거를 애도한다”고 밝혔다. 그는 “김 전 대통령은 한국의 역동적인 민주화에 중요한 역할을 한 정치운동을 일으키고 이끌어 오는데 목숨을 바쳤다”면서 “그의 조국에 대한 헌신과 한반도 평화를 위한 지칠줄 모르는 노력, 자유를 위한 개인적인 희생은 고무적이며 결코 잊히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과 부인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도 이날 빌 클린턴재단 홈페이지에 올린 성명에서 “부인 힐러리와 나는 우리의 좋은 친구였던 김 전 대통령을 그리워할 것”이라며 유족과 한국 국민들에게 애도의 뜻을 전했다.

아소 다로(麻生太郞) 일본 총리는 김 전 대통령의 서거 소식에 깊은 애도의 뜻을 표하며 “김 전 대통령의 업적에 깊은 존경심을 표한다”고 말했다. 일본 정부는 고노 요헤이(河野洋平) 전 중의원 의장을 특사로 파견키로 했다고 NHK가 19일 전했다.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은 이명박 대통령앞으로 조전을 보내 김 전 대통령 서거에 애도를 표했다고 중국 외교부가 밝혔다. 친강(秦剛) 외교부 대변인은 김 전 대통령이 “중국 국민의 가까운 친구였다”면서 중국 정부와 국민은 그가 중국과의 관계 개선을 위해 쏟아부었던 커다란 노력을 결코 잊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고든 브라운 영국 총리는 이날 이명박 대통령 앞으로 보낸 조전에서 “김 전 대통령의 서거 소식에 비통한 마음 금할 길이 없다”며 “김 전 대통령은 격동의 시기에 민주주의 수호를 위해, 아시아 금융위기 시에는 한국의 빠른 경제 회복을 위해 국내외적으로 평생을 헌신하신 분”이라고 애석해 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도 이날 조전을 통해 애도를 표시하며 “김 전 대통령은 한국의 국경을 넘어 국제적으로 존경받는 정치인이자 민주주의자였다”면서 “김 전 대통령의 정치적 업적은 잊히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이날 유엔 대변인을 통해 발표한 성명에서 김 전 대통령은 인권과 민주주의의 특별한 투사였다면서 그의 숭고한 삶에 경의를 표한다고 밝혔다.

노벨평화상의 본고장인 노르웨이는 2000년 수상자인 김 전 대통령의 서거에 깊은 애도를 표시하는 등 ‘추모 물결’에 휩싸였다. 노벨위원회는 이날 김 전 대통령의 유족에게 조전을 보내고 주 노르웨이 한국대사관에 조화를 전달했다. 오슬로 평화인권센터, 노벨평화센터 등 노벨평화상 관련 단체들은 홈페이지 메인 화면에 김 전 대통령의 서거를 추모하는 글을 머리글로 게시했다.

이현미기자 always@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