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현대정치사를 풍미한 3김(김대중·김영삼·김종필) 중 김대중(DJ) 전 대통령이 85세로 서거함에 따라 김영삼(YS) 전 대통령과 김종필(JP) 전 자민련 총재의 근황과 건강에 대한 관심이 자연스레 제기되고 있다.

올해 82세인 YS는 지난 10일 DJ를 전격 문병했고, 18일도 서울 서대문구 신촌동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빈소를 찾는 등 가장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19일 한 측근에 따르면 YS는 매일 아침 7시면 서울 상도동 자택 뒷산의 배드민턴 장을 찾아 30여분간 운동하고 40여분 산책을 할 정도로 건강도 좋다. 동네 사람들과 1시간여 담소도 나누고 9시20분쯤 집으로 돌아오는 규칙적인 생활을 반복하고 있다. 동네사람들과의 대화는 비정치적인 분야에 국한돼 있다고 한다. 일요일 오전에는 집에서 목사를 초청해 가족예배를 보느라 아침운동을 하지 않는다.

아침운동 뒤에는 방문객을 만나고, 오찬이나 만찬 약속이 있으면 외출한다. 퇴임 후 한동안은 매주 월·수·금 세차례 등산을 했지만, 몇년 전부터는 가볍게 배드민턴만 친다. 식사량도 여전히 많은 편이고 건강하다고는 하지만 격한 운동을 하기엔 아무래도 나이가 많기 때문이다.

DJ가 세브란스병원에 입원한 37일간 동안 JP는 한번도 병문안을 하지 않고, 서거 이후 문상도 않았다. ‘DJP연대’를 성사시켜 1997년 정권교체의 일익을 담당했던 JP가 한번도 DJ를 찾지 않자 올해 83세인 그의 근황에 대한 궁금증이 높아지고 있다. 정진석 한나라당 의원은 이날 “JP는 외출을 할 수 있을 만큼 건강이 좋지 않다”고 말했다. JP는 지난해 12월 초기 뇌졸중으로 병원에 입원했다 지난 3월 퇴원한 뒤로 청구동 자택에 머물고 있다고 한다. JP는 DJ가 서거한 18일에도 재활센터에서 치료를 받다 비보를 전해 듣고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짧게 말했다고 정 의원이 전했다.

김세동기자 sdg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