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의 현재 ‘중도실용’ 서민행보는 내용적으로 문제가 있다. 인기에만 집착하는 애매모호한 중도가 아니라 원칙을 바탕으로 진정한 ‘보수다움’의 정체성을 강화해야 한다.”

보수 시민단체들이 4일 오후 서울 중구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개최한 ‘한국사회 중도:존재, 의미, 역할에 관한 물음표’라는 정책토론회에서 이명박 정부의 ‘중도강화론’과 관련한 문제점을 조목조목 지적하고 대안을 제시했다.

박효종(서울대 교수) 바른사회시민회의 공동대표는 기조발제를 통해 “진정한 서민정책이라면 서민과 약자들에게 역량과 경쟁력을 키워 경쟁사회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힘을 길러줘야 한다”면서 “‘경쟁 없는 사회를 만들겠다’는 식의 정책을 시행하는 것은 곤란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토론에 나선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중도강화론으로는 지지율도 높일 수 없으며 포퓰리즘으로 흐를 소지를 경계해야 한다”면서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라는 우파적 가치의 초심으로 돌아가 부자가 아닌 일하는 자를 위한 정권임을 분명히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석훈 성신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지금 필요한 정부는 단기간의 인기에 집착해 원칙을 저버리며 좌고우면하는 정부가 아니라 일관된 원칙과 뚜렷한 비전을 가지고 국민들을 설득하는 인내심 있고 지혜로운 정부”라며 “중산층 공교육 강화나 연금 개혁 등은 ‘중도실용’의 수사가 아닌 보수적 가치를 유지하면서도 추진 가능한 것”이라고 역설했다.

정진영 경희대 국제학부 교수는 “이명박 정부의 중도 기조가 유지되기 위해서는 시장의 개방 및 복지와 형평성의 병행 추구, 분명한 메시지를 주는 현 기조의 대북정책 유지, 국민과의 소통 등이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세영기자 go@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