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롯데마트 등 대형유통업체들이 골목 슈퍼뿐 아니라 주유소, 제과점(베이커리) 등 동네상권의 전방위 반격에 사면초가의 상황으로 몰리고 있다.(문화일보 7월21일자 14면 참조)

여기에 경정비업체, 음식점, 꽃집 등 다른 업종의 소상인들도 사태 추이를 예의주시하며 집단행동 돌입시기를 저울질하고 있어 골목상권을 둘러싼 마찰이 확산될 전망이다.

23일 중소기업중앙회 및 전국소상공인단체협의회 등에 따르면 대형유통업체의 기업형 슈퍼마켓(SSM) 진출을 막기 위한 골목 슈퍼들의 사업조정 신청이 전국으로 확산되는 가운데, 자영 주유소들이 대형유통업체 내 병설 주유소 개점 저지에 본격 나섰다. 또 골목 슈퍼들의 조정대상도 SSM을 넘어 대형마트로 이어지는 등 전선이 확대되고 있다.

자영 주유소들의 모임인 한국주유소협회는 7월 들어 경남 통영시, 경북 영천시, 울산 남구청, 대구 남구청 등 4곳에서 대형유통업체 내 병설 주유소가 영업점으로부터 25~50m 떨어진 곳에 설립돼야 한다는 고시를 제정하는 데 성공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5월 ‘석유사업법 시행령’ 개정 후 주유소 등록업무가 광역단체에서 기초단체로 이양됨에 따라 내년 지방선거를 의식한 기초단체장들에게 압력을 행사, 지역상권을 지켜낸 것이다. 주차장 내 병설 주유소의 신규개점이 중단된 대형유통업체들은 별도부지 마련이 거의 불가능해 당혹해 하고 있다.

동네 제과점들도 SSM뿐 아니라 대기업의 프랜차이즈형 제과점의 무분별한 골목 진출에 통제가 필요하다는 건의서를 정부에 전달했다. 또 지역별로 사업조정신청도 곧 낼 예정이다. 경정비업체들도 서서히 의견을 결집하고 있다. 장상영 한국자동차전문정비사업조합연합회 전무는 “침해 실태를 파악하는 대로 대형유통업체 규제가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전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나머지 업종단체들 역시 선도업체들의 성과를 주목하며 행동시기를 조심스레 저울질하고 있다. 음식점, 세탁소, 미용실, PC방 등 전국소상공인단체협의회에 소속된 36개 업종단체들은 이미 향후 공동행동에 나설 것을 결의한 바 있다.

한편 서강대홈플러스 입점을 반대하는 서강대홈플러스공대위와 지역상인들은 8월 초 중기중앙회에 사업조정신청을 내기로 했다. 이는 골목상권 침범 주체를 기존의 SSM에서 대형마트로 확대한 것이다. 창원시상인연합회도 롯데마트를 상대로 사업조정 신청을 검토 중이다. 현재까지 중기중앙회에 접수된 SSM 대상 사업조정 신청은 인천 옥련동·청주 북대동·청주 용암동 등 6곳이다.

노성열·한동철기자 nosr@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