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임오프’제와 ‘교섭창구 단일화’를 보완책으로 내년부터 복수노조가 허용된다. 또 노조 전임자 임금지급은 금지된다.

노사정위원회는 20일 오후 이 같은 내용을 핵심으로 한 공익위원안을 마련했다. 하지만 노동계와 재계가 모두 이 안에 강력 반발하고 나서 법 개정까지는 난항이 예상된다. 타임오프제란 단체교섭과 고충처리, 산재처리 및 예방활동 등 노무관리적 성격의 활동을 하는 노조원에 대해 해당 활동시간을 근무시간으로 인정해주는 것이다.

재계는 “노조 전임자 임금지급 금지가 되지 않으면 복수노조 교섭창구 단일화도 아무런 의미가 없다”며 공익위원안을 모두 받아들일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노동계도 “교섭창구 단일화와 전임자 임금지급은 노사 자율에 맡겨 놓을 사항이지 정부가 나설 일이 아니다”며 사실상 정부안이나 마찬가지인 공익위원안에 동의할 수 없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노사 모두가 인정하지 않는 공익위원안을 정부안으로 확정해 입법화하는 과정에서 정부와 노사 간에 적지 않은 마찰이 예상된다.

정부는 복수노조를 허용하고 전임자 임금지급을 금지하는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을 오는 9월 정기국회에서 처리한다는 방침 아래 공익위원안을 토대로 노사정위 고위급 협의 내용을 반영한 노조법 개정안을 만들어 8월 중순쯤 입법예고할 계획이다.

재계는 타임오프제가 도입되면 노조 전임자 임금지급 금지와 교섭창구 단일화 등이 무의미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최재황 한국경영자총협회 기획홍보부장은 “전임자 임금지급 금지가 완벽하게 실현되지 않는 한 창구 단일화도 결국 의미가 없어지게 되고, 그 상태에서 복수노조가 허용될 경우 사업장에서 큰 혼란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노동계도 복수노조는 공식적으로 수용할 수 있지만 교섭창구 단일화는 노사 자율에 맡겨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종각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정책본부장은 “모든 노조가 교섭권을 갖는 것은 당연하다”며 “복수노조는 허용하면서 단결권과 교섭권은 묶어 놓겠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밝혔다.

박양수기자 yspar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