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영화제로 부상하고 있는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PiFan·이하 부천영화제)가 오는 16일부터 26일까지 경기 부천시 일대에서 열린다.
13회째를 맞는 올해 부천영화제는 세계 41개국에서 출품한 202편의 작품을 상영한다. (문화일보 6월18일자 20면 참조)

환상과 모험을 키워드로 하고 있는 영화제답게 마니아들이 즐겨 찾지만, 가족들이 피서를 겸해서 찾는 경우도 많다는 것이 영화제 측의 설명이다.

영화제 관계자는 “매년 늘어나고 있는 가족 관객을 위한 프로그램을 강화했다”고 밝혔다. 가족들이 함께 즐기거나 청소년·어린이들이 재미있게 볼 만한 영화들을 부천영화제 프로그래머들의 안내를 받았다.

우선 이번 영화제에서 세계적으로 유명한 최신 만화영화들이 상영된다는 것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명탐정 코난:칠흑의 추적자’(이하 ‘칠흑의 추적자’)와 ‘나루토 질풍전 극장판 3기’가 대표적인 작품들이다. 시리즈물로 인기가 높은 두 작품은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만화영화지만, 성인층에서도 두꺼운 팬 층을 확보하고 있다. ‘칠흑의 추적자’는 지난 4월 일본에서 개봉한 후 흥행에 크게 성공, 국내 마니아들의 기대가 더 높아지고 있다. ‘나루토 질풍전 극장판 3기’는 이번 영화제에서 첫 상영돼 역시 마니아들을 설레게 하고 있다.

이밖에 주목할 만한 작품으로 ‘풍운결’과 ‘무사시’가 있다. 홍콩 작가 마영성의 원작 만화 ‘풍운’을 애니메이션화한 ‘풍운결’은 현란한 무협액션과 화려한 색감이 특징이다. 일본의 전설적인 검객 마야모토 무사시의 일대기를 그린 애니메이션 ‘무사시’는 유명한 만화작가 오시이 마모루가 원안을 쓴 작품으로 역시 화려한 액션이 볼거리다.

꿈과 희망을 담은 영화를 자녀들과 함께 보고 싶은 이들에겐 ‘나도 스타가 될거야’와 ‘프라이드’를 추천한다. ‘나도 스타가 될거야’는 유럽의 청소년 음악축제인 ‘주니어 유로비전 송 콘테스트’에 관한 다큐멘터리. 흥겨운 음악축제의 한 쪽에서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어린 참가자들의 땀과 눈물을 담았다.

‘프라이드’는 일본의 순정만화가 이치조 유카리의 동명작품을 원작으로 ‘데스 노트’의 가네코 슈스케 감독이 연출한 영화다. 유명 성악가의 딸로 유복하게 자란 음대생 시오와 가난한 3류 음대 출신의 모에가 오페라 가수의 꿈에 함께 도전하며, 갈등을 겪고 묘한 우정을 나누는 이야기다.

여 중·고교생을 자녀로 뒀다면, ‘초콜렛’과 ‘하이킥 걸’을 권한다. ‘여자 옹박’을 내세운 태국영화‘초콜렛’은 엄청난 무공을 익힌 무림소녀 젠과 마피아 조직과의 한판 승부를 다룬 작품. ‘하이킥 걸’은 일본 액션영화 전문감독 후유 니시히코의 작품으로 가라테 고수인 여고생과 악당들의 대결이 보는 이를 압도한다.

가족의 의미를 다시 한 번 되새기며 감동에 젖을 만한 영화도 있다.‘고잉 홈’은 한국입양아인 제이슨이 자신의 뿌리를 찾아 자신을 낳아준 어머니를 찾아 한국을 찾는 내용의 다큐멘터리다. 인도영화인 ‘유브라즈’와 ‘빌루’ 또한 가족의 사랑을 따스하게 그린 영화다. ‘유브라즈’는 영화의 내용 이외에도 ‘슬럼독 밀리어네어’ 음악 감독으로 유명한 AJ 라흐만의 유쾌한 음악을 듣는 재미를 준다. ‘빌루’도 인도 최고의 슈퍼스타 샤룩 칸의 흥겨운 춤과 노래가 어우러져 즐겁게 볼 수 있다.

권용민 부천영화제 수석프로그래머는 “호러·공상과학(SF)·스릴러·팬터지를 즐기는 마니아들은 영화제 주요 섹션인 ‘부천초이스’ ‘월드판타스틱시네마’ 등에서 보고 싶은 영화를 선택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팬태스틱 영화제의 특성상 사회제도의 금기 영역을 넘나드는 작품들도 다수 상영되기 때문에 장르영화의 마니아들이 기대를 할 만하다는 게 권 프로그래머의 설명이다.

상영 프로그램의 구체적 내용은 영화제 홈페이지(www.pifan.com)에서 살펴볼 수 있으며, 입장권 온라인 예매도 역시 홈페이지에서 가능하다.

장재선기자 jeije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