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옥션제공.

올 여름 남성셔츠가 화려해졌다. 흰색이나 연하늘색에 잔 체크 무늬 정도이던 남성셔츠도 여성복처럼 색과 무늬가 곱고 강해졌다. 남성들이 재킷 속에 갖춰 입던 셔츠를 겉옷처럼 입게 되면서 펑퍼짐한 실루엣 대신 앞뒤로 다트를 잡아 몸매를 드러내는 ‘슬림 핏(Slim Fit)’셔츠가 강세다.

직장에서도 입을 수 있는 캐주얼한 분위기를 지닌 남성셔츠들의 변신이 두드러진다. 연분홍 보라 민트색과 화려한 무늬까지 등장했다. 요즘은 여성복의 유행경향이 남성복에서도 그대로 반영돼 남성셔츠도 색뿐 아니라 무늬와 세부 장식에서 여성복처럼 로맨틱하면서 섹시한 이미지가 호응을 얻고 있다.

남성복 지이크 파렌하이트 정두영 디자인 실장은 “직장에서 복장 규제가 완화되고 주5일제 이후 라이프스타일이 바뀌면서 남성의 사무복장이 캐주얼해졌고 남성패션에서 셔츠가 급부상했다”고 지적한다. 젊은 층은 물론 정장세대였던 중장년 층에서도 셔츠를 겉옷처럼 입거나 재킷을 벗은 셔츠 차림의 외출이 자연스러워졌다.

온라인 마켓플레이스 옥션(www.auction.co.kr)의 남성 패션 담당 정수형 대리는 “노타이 패션의 대중화로 칼라, 소매 등 디테일을 강조한 디자인 셔츠가 호응을 얻고 있다”며 “배색이나 버튼으로 포인트를 주거나 화사한 줄무늬, 체크무늬 셔츠가 올여름 인기상품”이라고 소개한다.

# 흰셔츠의 변신 = 흰셔츠는 깔끔해 보여도 하나만 입기에는 밋밋하고 나이 들어 보일 수 있다. 칼라나 소매, 버튼에 컬러배색의 디자인이 한결 산뜻해 보인다. 칼라 부분의 검정 배색, 앞판 여밈부분의 세로 배색은 시선을 상하로 이끌어 날씬해 보인다. 좀더 캐주얼한 분위기를 연출하려면 소매 단의 안쪽에 체크, 줄무늬의 디자인이 소매를 걷었을 때 드러나면서 멋스럽다. 정장 팬츠는 물론 면바지와도 잘 어울린다. 드러나는 팔목 위로 메탈시계를 착용하거나 시원한 느낌의 은색 목걸이 등의 액세서리를 활용해 봄직하다.

# 재킷애호파의 셔츠 도전 = 불어나는 뱃살을 걱정하는 중장년층은 셔츠 차림을 주저하기 쉽다. 재킷에 비해 셔츠아래로 몸매가 드러나기 때문이다. 체형에도 불구하고 패션셔츠를 무난하게 소화하려면 색과 디자인을 잘 골라야 한다. 체격 있는 사람들은 제 사이즈보다 큰 사이즈 셔츠를 선호하지만, 큰 사이즈를 입으면 몸매가 더 흐트러져 보이므로 몸에 맞는 셔츠가 낫다. 색과 무늬는 하늘색, 연분홍색의 세로줄 무늬가 적절하다. 색은 선명할수록, 줄무늬라면 줄의 넓이가 두꺼울수록 날씬해 보인다.

# 짙은 색 바지에서 벗어나기 = 남성들은 검정 감색 등 짙은 색 바지를 선호하지만, 화사한 셔츠에 짙은 색 바지는 조화롭지 못하다. 바지의 색으론 흰색, 베이지 같은 밝은 색이 잘 어울린다. 또 밑단으로 갈수록 통이 좁아지는 9분바지나 젊은층의 호응을 얻고 있는, 바짓단을 접어 발목을 드러내는 ‘롤업팬츠’도 시도해 봄직하다. 신발은 딱딱한 분위기의 검정이나 정장구두보다 갈색캐주얼화가 자연스럽다.

# 체크무늬 셔츠로 멋내기 = 체크 셔츠는 체형, 나이와 무관하게 쉽게 소화할 수 있는 품목이다. 카키색, 푸른색 계통 셔츠는 면바지 등과도 잘 어울린다. 큼직한 무늬는 경쾌한 느낌을 주고 작은 무늬는 세련된 느낌을 준다. 가라앉은 색의 2, 3개 색이 섞인 디자인이 무난하다. 체크 셔츠는 면 티셔츠 위에 살짝 걸친다든지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

신세미기자ssem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