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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는 생명을 귀하게 여깁니다. 어느 종교도 사람에게 죽이는 권능을 맡긴 적이 없습니다. ‘생육하고 번성하라’는 것은 하나님의 지상명령이자 축복입니다.”

종교계를 대표해 저출산 극복 범국민 캠페인에 앞장 선 엄신형(목사·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사진) 한국종교지도자협의회 대표의장은 ‘생명 가치 존중’을 이 운동 참여의 가장 큰 이유로 들었다. 기독교뿐만 아니라 모든 종교에서 생명은 가장 귀한 것으로, 이를 온전하게 살리는 것은 사람의 가장 소중한 의무라는 것이다. 엄 의장은 인위적인 단산 등으로 비롯된 저출산 현상이 종교계에도 심각한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교회학교가 축소되고 20대가 주축이던 청년회가 30대 이상으로 확대된 것도 저출산 탓입니다. 여느 사회와 마찬가지로 종교계에도 할아버지, 아버지, 손자 세대가 공존해야 합니다. 그런데 저출산 고령화로 노인만 늘어나고, 이를 부양할 젊은 세대가 사라지고 있어요.”

엄 의장에 따르면 저출산의 가장 큰 원인은 아이를 낳아 기르기 어려운 정책과 제도 못지않게 부정적 가치관 탓이 크다. 개인주의와 학벌제일주의의 만연, 생명 경시, 쉬운 이혼결정, 결혼생활에 부정적인 풍조의 확산 등이 저출산을 부추기고 있다는 진단이다. 따라서 그는 저출산 극복의 가장 중요한 과제로 인간 존중 가치관의 형성과 행복하고 건강한 가정 회복을 꼽는다.

엄 의장은 “앞으로 아이 낳아 기르기 좋은 나라 만들기에 종교인들이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김종락기자 jr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