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규직법의 적폐가 법원까지 결과적으로 비정규직 소외를 가속화하는 수위에 이르렀다. 서울행정법원 행정4부가 28일 코레일의 비정규직 영양사 등 7명이 중앙노동위원회를 상대로 제기한 차별시정 재심판정 취소청구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고 밝혔다. 비정규직에게 임금을 차별 지급했다면 법 시행일인 2007년 7월1일까지 소급해 차액 전액을 지급해야 한다는 이번 판결에 대해 중노위측은 노동부와 협의해 항소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우리는 노동부와 중노위 등의 법 해석과 법원 첫 심판이 다른 상황에서 상급심 여부 혹은 그 판단 여하를 기다리기에 앞서 7월1일부터 현행 비정규직법이 상시 100인 미만 사업장까지 확대 적용되고 따라서 유사 소송이 줄을 이을 전망임을 먼저 유의한다.

300인 이상 사업장을 대상으로 비정규직법을 시행한 2007년 7월1일 이후 2년이 가까워지고 있으며, 그 2년은 비정규직→정규직 의무전환 기간이다. 노동부도 고용불안을 겪을 비정규직 규모를 종전의 예상 100만명선에서 27일 일단은 70만명 정도로 하향 추산했다. 하지만 100만명과 70만명의 차이가 ‘비정규직 소외법’의 실질을 달리하게 하지는 못한다. 통계청이 같은 날 발표한 ‘근로형태별 부가조사 결과’를 연도별로 대비하면 비정규직은 2007년 3월 577만3000명→지난해 3월 563만8000명→올 3월 537만4000명으로 우하향 곡선을 그려왔으며 그 기울기는 해마다 가팔라져왔다. 이것이 비정규직법 2년 그 현재의 진실이다. 100인 미만 사업장 가운데 기존 비정규직을 계속 일하게 하겠다는 기업은 10곳 중 1곳 정도다. 이것은 비정규직법의 근미래다.

비정규직 일자리가 이처럼 흔들리는데 국회는 문제의 2년을 우선 4년으로 늘려잡자는 노동부 제출 법안도 외면해왔다. 법이 그래왔듯, 국회도 과연 언제까지 ‘비정규직 보호’ 운운하면서 그들을 일자리로부터 내모는 위선을 일삼고 있을 것인가. 비정규직법 자체의 개·폐가 시급하다고 지적해온 우리는 그것이 6월 국회의 제1 현안임을 거듭 강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