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27일 280여개의 규제개혁 대상과제를 확정해 발표한 것은 민간부문의 경기회복력을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보다 과감한 규제 혁파 노력이 필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글로벌 경제 대불황’ 상태가 최악은 면했지만 회복까지는 아직 긴 과정이 요구되는 시점에서, 창업 및 투자의 어려움을 해소해 민간투자의 물꼬를 트는 게 시급하다고 본 것. 정부 관계자는 “경기 급락세가 다소 진정되고 있지만 민간소비와 설비투자가 계속 하락해 규제개혁 차원에서도 민간투자를 견인할 대책이 절실하다”면서 “경제위기 조기 극복을 위해 마른 수건을 다시 한번 짜기로 했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이번 대책은 크게 ▲민간 창업·투자 애로요인 해소 ▲영업활동 부담 완화 ▲중소기업·서민 애로 해소 등 3개 분야에 초점을 맞췄으며 한시적으로 2년간 규제가 풀린다.

창업·투자애로분야의 경우 총 91건으로, 단기간내 투자가 가능한 기존공장 증설, 산업단지 활성화 등이 핵심이다. 중소기업·자영업의 창업요건 및 절차 등도 개선했다. 보전지역내 기존공장 증설 허용, 산업단지 개발 활성화, 입지·건축제한 완화 등이 포함됐다. 경제자유구역 및 기업도시개발구역내 설치시설에 대한 농지보전부담금이 2011년까지 50% 감면되고 수도권산업단지 역시 2년간 같은 농지보전부담금이 면제된다.

경기상황이 악화되면서 큰 폭으로 늘어난 자영업자의 숨통을 틔워주기 위해 영업활동 과정의 부담 역시 적지 않은‘메스’를 들이댔다. 관광특구내 일반·휴게음식점들이 옥외영업을 할 수 있도록 2년간 허용키로 했다. 이 경우 2700억원의 매출증가 효과가 있다는 게 정부 설명이다.

그동안 음식점·편의점만 할 수 있었던 의료법인들의 부대사업범위도 환자·보호자 숙박시설, 서점, PC방 등으로 늘어난다. 음식, 제과점, 숙박, 목욕탕 업주들이 영업에 차질을 겪으면서 매년 2~4시간씩 받아야 했던 집합교육은 인터넷으로 대체하기로 했다. 79만명이 혜택을 입고 250억원의 부담이 경감될 것으로 예상된다.

중소기업·서민 등의 어려움을 풀어주기 위한 규제 완화책은 30건으로, 어려운 지방경제를 감안해 지방 중소기업체들에 혜택이 돌아가도록 배려했다. 중소기업들이 공장용 국유지를 쓸 때 내는 임대사용료는 5%에서 3%이하로 내리고 전기·가스·유선통신요금을 1~3개월 연체하면 서비스를 끊었지만 앞으로는 연기하거나 업계 자율로 탄력 운영토록 했다. 지방에서 창업하는 중소·벤처기업들이 내는 50%의 법인·소득세 감면혜택은 그 기간을 늘려 연간 1700억원의 감면 효과를 보도록 했다.

지식경제부 관계자는 “한시적 규제유예는 경제활성화 및 서민의 어려움 해소에 부담을 주는 규제를 대상으로 일정기간 집행을 중단 또는 완화해 적용하는 제도”라고 말했다.

이민종기자 horiz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