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최장 3년에서 3년6개월에 이르는 ‘창업지원 휴직제’를 도입하기로 해 경제계 안팎의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제도는 임직원의 퇴직 이후 창업지원을 돕는 차원에서 장기휴직을 허용하는 것으로 학계나 연구계에서 일부 활용하고는 있으나 대기업이 도입을 추진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4일 KT노사에 따르면 오는 6월2일 통합KT(KT+KTF) 출범을 앞두고 인사보수제도개선협의회를 진행하면서 창업지원 휴직제 등이 포함된 안건들을 협의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노사는 20년 이상 장기 근속자의 경우 1년6개월 이상의 창업휴직을 지원하고, 실패하면 복직을 허용하는 데 입장을 함께 하고 있어 성사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다만 휴직기한과 유급기간을 놓고 양측은 약간의 입장 차이를 나타내고 있다. 회사측은 최장 3년6개월의 휴직기간 동안 6개월을 유급기간으로 허용하겠다는 입장인 데 반해 노조는 3년 동안 1년의 유급기간을 요구하고 있다.

KT가 이 제도를 도입하면 전체 임직원 3만5000여명(통합 전 기준) 가운데 절반가량이 해당될 전망이다. KT 임직원의 평균 근속연수는 현재 20년가량이다.

KT 관계자는 이에 대해 “평균 근속연수가 높아 이같은 실험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경제계는 KT의 이같은 실험이 성공한다면 앞으로 50대 전후 대기업 회사원들의 창업 도전 움직임이 상당히 늘어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정일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기존 퇴직자 지원 서비스에 비해 한단계 더 나아간 시도로 고령화사회를 맞아 새로운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하면서도 “하지만 복직 후 재적응 문제나 퇴직 유보나 유급 휴직에 따른 인건비 부담 등은 앞으로 해결해야 할 숙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관범기자 frog72@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