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을 이기고 성공하는 외식업체들의 공통점은 ‘주방 경쟁력’이다. 이처럼 외식업체의 성공비결은 한결같은 맛의 유지이기 때문에 업체마다 차별적인 주방 운영의 노하우와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다. 최근 프랜차이즈 업계도 ‘한결같은 맛’을 고민하는 예비창업자들을 위해 손쉽게 운영할 수 있는 주방 운영 매뉴얼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이상헌 한국창업경영연구소 소장은 “예비창업주들 중 전문적인 기술을 갖고 창업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며 “최근 프랜차이즈 업계는 초보자도 일정기간의 교육 이후 곧바로 영업이 가능할 정도의 브랜드 노하우와 프로그램을 제공해 쉽게 창업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 초보 사장도 쉽게 따라한다 = 스파게티 전문점 ‘솔레미오’(www.솔레미오.kr)는 차별화된 매장 인테리어를 갖춘 맛 좋고 저렴한 곳으로 여대생과 젊은 여성 직장인들 사이에 인기가 높다. 특히 정통 이탈리아 스파게티와 한국인 입맛에 맞춘 퓨전스파게티 30여 종을 선보여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솔레미오의 인기 비결은 규격화한 조리법을 통해 만든 ‘한결같은 맛’과 탁월한 서비스를 보장하는 전문매장 운영시스템 때문이다. 이를 위해 솔레미오 본사는 매장을 처음 개설할 경우 창업주에게 1주일 동안 이론 및 실습 교육을 실시하고 2주일간의 현장 실습을 병행한다.

창업주에 대한 실습 교육 이후에도 1주일 동안 본사 직원이 개점할 매장을 방문해 매장 준비부터 주방과 홀 서비스 교육 등을 세심하게 지도한다. 준비된 맛과 서비스, 가격의 삼박자를 갖춘 솔레미오는 고객의 80%가 여성일만큼 까다로운 여성 고객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솔레미오의 창업비용은 점포비를 제외하고 82.5㎡(25평) 기준으로 8800만원 정도다.

◆ 주방장 없어도 ‘그맛 그대로’= 퓨전치킨요리전문점 ‘닭잡는 파로’(www.paro.co.kr) 역시 주방장 없이 한결같은 맛의 비결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닭잡는 파로’의 닭쌈, 닭쌈밥, 고추장바비큐 등의 독특한 메뉴와 기름에 튀기지 않은 담백한 치킨 메뉴는 변함없는 맛으로 고객을 사로잡고 있다.

‘닭잡는 파로’는 모든 가맹점이 공장직영의 식품연구소에서 개발한 규격화된 조리매뉴얼과 원재료를 이용하기 때문에 주방 전문인력 없이 매장 운영이 가능하다. ‘닭잡는 파로’는 조리 매뉴얼과 원재료 공급을 통해 음식맛은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주방 전문인력을 쓰지 않고, 이처럼 절감한 인건비를 고객 서비스의 질을 높이는 데 이용하고 있다.

‘닭잡는 파로’의 인기메뉴인 닭쌈은 간장, 애플, 칠리, 초고추장 등의 4가지 소스에 오이와 당근 등의 야채로 쌈을 싸먹는 독특한 메뉴로 구성돼 있다. 창업비용은 가맹비 500만원을 포함해 99㎡(30평) 기준 7500여만원(점포비 제외)이다.

말레이시아의 전통빵 ‘번’(Bun) 전문점인 ‘번앤펀’(www.bunnfun.co.kr) 역시 다양한 커피와 케이크 등을 제공하면서 별도의 주방 전문인력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번’은 껍질이 바삭한 반면 속살은 야들야들하고 촉촉해 만들기 쉽지 않지만, 초보 창업주들은 본사에서 실시하는 전문 교육만으로도 모든 ‘번’ 메뉴의 베이킹과 조리가 가능하다. ‘번앤펀’의 전문교육은 1년 이상 매장을 운영한 사장님들이 직접 나서 예비 창업주들에게 현장 경험을 전수하는 방식이다.

번앤펀 특유의 커피 맛 역시 커피아카데미를 통해 전문 바리스타가 1주일 이상 창업주를 대상으로 교육해 유지하고 있다. 개설비용 또한 동종 브랜드에 비해 저렴한 편으로 50㎡(15평) 기준으로 가맹비와 교육비, 인테리어비용 등을 포함해 8500만원 정도다.

한동철기자 hhandc@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