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0만달러의 진실’을 둘러싼 검찰과 노무현 전 대통령측 간의 공방은 노 전 대통령의 직접 요청여부와 돈의 종착점, 사용처 등 3대 쟁점으로 압축되고 있다.

지금까지의 검찰 수사 결과, 100만달러의 경우 지난 2007년 6월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이 정상문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을 통해 노 전 대통령 측에 전달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500만달러와 관련해서는 노 전 대통령의 조카사위 연철호(36)씨가 노 전 대통령 퇴임 직전인 지난해 2월 말 박 회장으로부터 건네받았다. 전달자와 1차 수령자는 이론없이 확인된 셈이다. 하지만 돈의 사용자와 사용처 등을 둘러싸고는 양측 주장이 크게 엇갈린다.

우선 100만달러는 누가 받아 썼을까. 박 회장은 노 전 대통령이 100만달러를 먼저 요청해 전달했다고 진술하고 있다. 노 전 대통령이 자신의 필요에 의해 돈을 요청했고, 노 전 대통령과 관련된 일에 썼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하지만 노 전 대통령 측은 부인 권양숙 여사가 ‘미처 갚지 못한 빚’이 있어서 박 회장에게 돈을 부탁해 받아서 썼다고 주장한다. 돈의 종착점이 노 전 대통령이냐, 권 여사냐에 따라 100만달러의 성격은 ‘포괄적 뇌물’이냐 ‘알선수재’냐로 완전히 달라진다.

연씨에게 건네진 500만달러의 종착점도 핵심 쟁점 중 하나다. 검찰은 연씨가 박 회장의 돈을 받는 과정에 노 전 대통령의 아들 건호씨가 연루됐으며, 이 돈의 전부 또는 일부가 건호씨 소유일 가능성을 보고 수사중이다. 하지만 노 전 대통령 측은 일관되게 이 돈은 노 전 대통령이나 건호씨와 무관하며, 연씨에 대한 박 회장의 ‘단순 투자금’이라는 입장을 되풀이하고 있다.

노 전 대통령이 600만달러를 직접 요청했는지도 검찰 수사에서 밝혀야 할 부분이다. 검찰은 600만달러 모두 노 전 대통령이 먼저 요구했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 전 대통령은 100만달러의 경우 권 여사가 받아 쓴 것을 퇴임 뒤 알았다며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이런 상황에서 이 돈의 사용처는 돈의 성격을 밝히는 중요한 단서가 된다. 검찰은 박 회장이 10억원을 급하게 환전한 점과 그 직후 노 전 대통령 부부가 미국을 경유한 해외 순방길에 오른 점에 주목하고 있다. 당시 미국 유학 중이었던 아들 건호씨의 유학비용 등으로 사용된 게 확인된다면, 노 전 대통령이 재임 중 몰랐다는 주장은 설득력을 잃게 된다.

김충남기자 utopian2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