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전 대통령은 홈페이지에 자신은 뇌물성 돈을 직접 받은 적이 없다고 주장하는 세 번째 글을 올려 검찰과 사실상 ‘전면전’ 태세에 들어갔다.

노 전 대통령의 이같은 행보는 시시각각 자신을 향해 옥죄어 오는 검찰의 칼날에 정면으로 맞서는 한편 앞으로 예상되는 소환과정에서 유리한 입지와 여론을 형성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노 전 대통령은 12일 오후 자신의 홈페이지 ‘사람사는 세상’을 통해 “사실과 다른 이야기들이 기정사실로 보도되고 있으니 해명과 방어가 필요할 것 같다”는 말로 이번 사건과 관련된 세 번째 입장을 밝혔다. 그는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이 자신의 요구로 100만달러를 전달했다고 검찰에서 진술했다는 보도와 관련해 “박 회장이 내가 아는 사실과 다른 이야기를 했다고 한다”고 뇌물수수 혐의를 사실상 부인했다.

노 전 대통령은 지난 7일에는 ‘사과드립니다’라는 제목으로 100만달러를 받은 일이 ‘저의 집(권양숙 여사를 지칭)에서 부탁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지난 8일에는 ‘부탁드립니다’는 제목의 두번째 글에서 “저의 생각은 잘못은 잘못이다는 쪽입니다”라며 “저의 허물을 이미 사과한 처지입니다”라고 밝혔다.

이번 세번째 글에서는 노 전 대통령은 100만달러와 3억원을 수수한 혐의에 대해 “‘아내가 한 일이다. 나는 몰랐다’고 말하는 것이 참 부끄럽고 구차해 이렇게 민망스러운 이야기는 하지 말고 내가 그냥 지고 가자고 사람들과 의논도 해보았지만 결국 사실대로 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노 전 대통령의 이번 글에 대해 홈페이지를 찾은 네티즌들은 댓글과 참여게시판을 통해 13일 오전 현재 1200여건이 넘는 의견을 남겼다. 지지층은 여전히 ‘믿는다’, ‘지지한다’는 글을 남기고 있지만 ‘답답하다’,‘실망이다’는 취지의 글도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아이디 ‘하참(hacham)’을 쓰는 한 네티즌은 “‘우리 집사람…’ 발언은 정말 비겁하다. 그냥 침묵이 낫다. ‘방어와 투쟁’ 같은 말은 이제 그만하시는 것이 그나마 국민의 분노를 덜 살 것”이라는 평을 남기기도 했다.

이제교·전영선기자 jkle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