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20일 오전 서울 강서구 과해동 김포국제공항을 출발해 인천 중구 운서동 인천국제공항으로 향한 인천공항철도의 내부 모습. 이용객이 턱없이 적어 썰렁하기 그지없다. 정하종기자

오는 23일로 개통 2주년을 맞는 인천공항철도는 여전히 ‘텅텅’ 비어있었다. 4조995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돼 2007년 3월23일 개통된 이 철도는 운영실적이 예상치보다 현저히 떨어져 매년 1000억원이 넘는 혈세로 부족분을 메우고 있다.

◆ 1량당 6.5명 싣고 달리는 공항철도 = 19일 오후 2시40분 서울 강서구 과해동 김포국제공항에서 인천 중구 운서동 인천국제공항으로 향하는 인천공항철도 일반 열차. 총 6량에 282석의 좌석을 갖춘 열차였지만 탑승객은 55명에 불과했다. 그나마 몇 안되던 승객들도 중간에 하나둘씩 내린 반면 새로 타는 승객은 없어 3시15분 인천공항에 도착할 때에는 불과 28명만이 남았다. 일반 지하철처럼 차량 한쪽에 붙어 있는 ‘노약자석’이라는 푯말이 애처롭게 보였다.

이 열차의 평균 승객은 39명. 4조995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만들어놓은 최신식 공항철도가 1량당 6.5명을 싣고 달리는 셈이다. 오는 23일로 다가온 개통 2주년 기념일이 무색할 만큼 우울한 인천공항철도의 현주소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직통 열차는 상황이 더 심각했다. 오후 4시 인천공항에서 김포공항으로 가는 직통 열차에 탑승한 승객은 19명에 불과했다. 1량당 44개씩 마련된 좌석 대부분이 손님을 찾지 못했다. 열차가 출발하자 여승무원이 차량들을 순회하며 검표를 시작했다. ‘굳이 검표를 해야 할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열차가 도착할 때까지 쉬지 않고 오가며 승객들에게 “불편한 점은 없느냐”고 묻는 승무원의 친절이 더 애처롭게 느껴졌다.

◆ 2년간 혈세 3440억원 잡아먹어 = 인천공항철도는 수익형민자사업(BTO)으로 추진돼 오는 2040년까지 예측수요 90%에 못미치는 미달분을 정부가 전액 보조하도록 돼 있다. 예측수요대로라면 하루 20만명이 이용해야 하지만 실제 이용객은 2007년 평균 1만3000여명, 2008년 1만9000여명에 불과했다. 승객이 예측수요의 10%에도 못 미친 탓에 정부는 2007년 1040억원의 혈세로 부족분을 보조했고, 2008년분으로도 1400억원을 투입해야 할 처지다. 계획 당시 2005년까지 영종신도시 개발과 지하철 9~12호선 연결 완료를 전제로 수요를 예측한 탓이다. 그러나 영종신도시 개발은 2009년으로 연기됐고, 지하철 9호선도 2009년 5월말에야 개통되며, 지하철 10~12호선은 아예 백지화됐다. 공항철도 관계자는 “현재 인천공항~김포공항간 1단계 구간만 운행하고 있기 때문에 수요 증대에 애로가 있다”며 “2010년 서울역까지 2단계 구간이 개통되면 승객이 늘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임정환기자 yom724@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