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24일 이례적으로 “인공위성인 광명성2호 발사를 준비중”이라고 예고하면서 전세계 이목이 한반도로 집중되고 있다. 북한이 주장한 ‘광명성 2호’는 최근 한국·미국 정보 당국이 발사 준비 징후를 포착한 장거리 미사일 ‘대포동 2호’와 동일한 것이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발사를 강행할 것”이라는 데에는 한 목소리를 내면서도 언제, 무엇을 쏘아올릴지에 대해서는 미세하게 의견이 갈렸다.

◆ 발사는 이제 ‘기정사실’= 문화일보가 25일 통화한 전문가 5명은 북한이 함경북도 화대군 무수단리 기지에서 자체적으로 ‘은하 2호’로 이름붙인 로켓 발사를 강행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북한이 조선우주공간기술위원회 대변인 담화를 통해 로켓 발사 준비를 진행하고 있는 사실을 미리 밝힌 것은 발사하기로 논의를 끝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김용현(북한학) 동국대 교수는 “담화까지 나온 것은 북한 권력 고위층에서 정책결정이 끝났기 때문”이라면서 “내부 결속을 위해서라도 발사를 강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 인공위성 여부는 지켜봐야 = 북한이 쏘아올릴 물체가 미사일일지, 인공위성일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이 강했다. 김영수(정치외교학) 서강대 교수는 “기술적으로 인공위성이냐, 미사일이냐는 위성사진으로는 판독이 어렵기 때문에 실제 발사가 이뤄져야 명확하게 알 수 있다”고 말했다. 김용현 교수와 김연철 한겨레평화연구소장은 인공위성일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그러나 미사일이든, 인공위성이든 위협적이기는 마찬가지라는 지적도 나왔다. 임수호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북한은 인공위성이라고 주장하지만 추진체가 있기 때문에 미사일과 다를 바 없다”면서 “미국에 보내는 신호 측면에서도 큰 차이가 없다”고 말했다.

◆ 발사시점은 3월말 유력 = 발사시점은 오는 3월8일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선거 이후 제12기 1차회의가 열릴 것으로 예상되는 3월말이나 4월초 가능성이 높다. 북한이 1998년에도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추대된 최고인민회의 제10기 1차회의 개최 6일전에 ‘축포용’으로 미사일을 쏘아올린 바 있다. 김영수 교수는 “3월8일 대의원 선거 결과와 9일부터 시작하는 한·미 합동 키리졸브 연습 등을 살펴본 뒤 시점을 택하지 않을까 한다”면서 “3월말부터 고 김일성 주석 생일인 4월15일, 북한군 창건일인 4월25일 사이에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기동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책임연구위원은 “최고인민회의 1차 회의가 열릴 것으로 보이는 4월초부터 김일성 생일인 4월15일까지의 기간을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보영기자 boyoung22@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