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당국이 공개적으로 시험통신위성 ‘광명성 2호’발사준비를 진행중이라고 발표함에 따라 한국·미국·일본 등 관련국들의 대응도 발사자제 경고에서 직접적 대응수위 검토 쪽으로 옮아가고있다.

한·미·일 3국은 최근 일련의 정상회담 및 외교장관회담을 통해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하든, 인공위성을 발사하든 유엔안보리 결의안 위반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한·미 양국은 20일 서울외교장관회담, 미·일 양국은 24일 워싱턴 정상회담을 통해 북한의 미사일 발사 움직임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명하며 이같은 행동은 유엔안보리 결의위반이라고 강조했다.

북한이 미사일 발사를 강행할 경우 안보리를 통해 제재 수순에 돌입하겠다는 입장 표명인 것이다. 유명환 외교부장관은 24일 베이징(北京)에서 가진 양제츠 중국외교부장과의 한·중외교장관회담에서도 “탄도미사일이든 인공위성이든 이는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북한이 발사를 강행할 경우 유엔 안보리를 통한 제재에 돌입할 수 있을지는 불명확하다. 일단 북한이 인공위성을 발사, 우주궤도에 성공적으로 진입할 경우 이를 제재할 근거가 미약하다. 한·미·일은 유엔안보리결의 1718호가 “북한의 탄도미사일과 관련된 모든 활동을 금지한다”고 규정하고 있기 때문에 인공위성이든, 미사일이든 모두 적용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이에 대해선 정부내에서조차도 “해석의 여지가 있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어 안보리가 한·미·일 3국의 주장에 손을 들어줄지 미지수다. 더구나 북한은 인공위성 발사가 우주과학기술을 발전시켜 평화적으로 이용하기 위한 것이라며 발사 사전예고까지 했다.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중국의 반응이 미온적인 것도 주목할 만하다. 양제츠 외교부장은 24일 한·중외교장관회담 때 북한미사일 문제에 대해 “각측이 한반도와 동북아의 안정에 기여하는 일을 하기 바란다”고 밝혔다.

북한의 미사일발사는 안보리 결의위반이라는 한·미·일 3국의 주장에 손을 들어주지 않은 것은 물론이고 북한측에 명시적으로 발사 자제를 주문하지도 않은 것이다.

이상희 국방장관은 24일 국회 국방위에 출석, 북한의 인공위성 발사 준비발표와 관련, “(위성)발사체와 탄도탄을 발사할 때는 북한이 가입해 있는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에 통보해야 하고 특히 국제전기통신연합에 통보해 주파수를 획득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미숙기자 musel@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