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환 추기경의 선종으로 한국에 새로운 추기경이 탄생할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김지영 교황청 주재 한국대사는 20일 “한국 천주교계의 관심과 기도가 한국에서 새로운 추기경이 탄생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새 추기경의 선임은 전적으로 교황이 결정하기 때문에 현단계에서 생각할 순 없다고 그는 설명했다.

김 대사는 이날 평화방송 라디오 시사프로그램 ‘열린 세상 오늘, 이석우입니다’와의 인터뷰에서 “교황청 관례를 보면 은퇴 추기경에 대한 후임은 없다고 보는 것이 맞다”면서도 “교황께선 추기경 선종으로 인원이 감원되면 그 숫자를 감안해 적절한 시기에, 다시 말해 대체로 2, 3년 만에 추가로 추기경을 임명한다”고 밝혔다.

이어 “한국에 두 분의 추기경을 둬야 한다는 정원 개념은 없다”면서 “하지만 한국 천주교계가 교황청에 계속 요청하고 교황께서 이를 인정하면 새로운 추기경이 탄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 대사는 또 “김 추기경의 장례미사를 교황의 이름으로 집전할 수 있도록 정진석 추기경을 교황 특사로 임명한 것은 흔치 않은 사례”라면서 “이는 주한 교황대사가 건의한 것을 받아들였기 때문으로 알고 있으며, 교황청에서 김 추기경의 업적이나 공헌, 경륜을 높이 평가한 것이자 국제적으로 한국 천주교의 위상이 높아진 결과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그는 “교황은 관례에 따라 김 추기경을 비롯해 올해 선종한 추기경들의 합동 추도 미사를 연말에 직접 집전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엄주엽기자 ejyeob@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