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로 창업시장도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가운데 오랜 시장조사와 철저한 준비로 성공 창업의 꿈을 일구고 있는 새내기 창업자들이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이들은 5~6개월 이상 발품을 팔아 창업 관련 정보를 수집하고 업종분석 등을 통해 실패 확률을 최소화했다. 또 업종 선택시에도 목표고객에 맞는 서비스와 운영 마인드를 스스로 키워 현재의 성공적인 매장 운영을 이룬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깊은 불황도 15년 외식 창업 꿈은 못 꺾어 = 스파게티전문점 ‘솔레미오’(www.솔레미오.kr) 건대점을 운영하고 있는 하태희(37) 사장은 고등학교를 졸업하면서부터 세웠던 창업의 꿈을 지난해 실현시킨 사례다.

대학을 포기하고 남들보다 일찍 사회생활을 시작한 그의 오랜 목표는 자신만의 외식 매장을 갖는 것이었다. 고교 졸업 후 택배업을 비롯해 운전 등을 하면서 그는 15년여만에 1억8000여만원의 창업자금을 모을 수 있었다.

하 사장은 앞서 택배업과 냉동차량 운전 등을 하면서 일부 프랜차이즈 업체의 유통과정을 보고 실망감을 느꼈다. 그래서 중소 프랜차이즈 업체 가운데 믿을 수 있는 업체를 찾는 데 노력했다. 결국 지난해 8월 젊은층이 몰리는 건대 인근에 스파게티전문점을 내게 되었다.

하지만 하 사장은 예상치 못한 난관에 부딪혔다. 무더위에 대학 여름방학 시즌이 겹치면서 고객이 없었던 것이다. 더구나 베이징(北京)올림픽 영향으로 술집으로 젊은 고객들이 몰리면서 창업 효과를 전혀 볼 수 없었다. 그는 이대로 있을 수 없다는 생각으로 홍보전에 총력을 기울였다. 인근 지하철역 광고판은 물론 쿠폰책자에도 광고를 내고 전단지 배포 등으로 차츰 매장을 알려갔다.

개점 초기 오프라인 홍보와 함께 매장 홈페이지도 만들었다. 홈페이지에 매장을 방문한 사진을 남긴 고객이 다시 매장을 찾을 경우 피자를 무료로 제공하는 등 초보답지 않은 단골 유치 노력도 이어졌다.

이와 함께 젊은층 고객을 붙잡기 위해 학생증을 제시할 경우 10% 할인 혜택 등도 실시했다. 각종 홍보 및 마케팅 노력 등으로 하 사장의 매장은 불황에도 불구하고 점차 손익분기점을 넘어 인기 매장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그는 “15년 전에 세웠던 창업의 꿈을 어느 정도 이룬 만큼 이제 더 많은 노력과 서비스로 성공 점포를 만드는 것이 새로운 목표”라고 의지를 밝혔다.

◆고객 목소리에 귀 기울이면 초보도 ‘성공’ = 인천 계양구 계산동에 위치한 생맥주전문점 ‘가르텐비어’(www.garten.co.kr) 계산역점의 권희두(51) 사장은 늦깎이 초보창업자다. 1986년부터 김포공항의 보안 업무를 담당하는 경찰공무원으로 일했던 그는 2001년부터 인천국제공항으로 자리를 옮겨 근무하다 지난 2007년 퇴사했다. 퇴사 후 한동안 재취업을 시도했으나 50세의 나이에 재취업을 한다는 것이 쉽지 않자 창업을 결심하게 됐다.

하지만 오랫동안 직장생활을 해온 그에게 창업은 낯설기만 했다. 결국 그는 5개월가량 소상공인지원센터, 하이트 창업아카데미 등 창업관련 교육을 하는 곳이라면 어디든 달려가 정보수집에 매달렸다. 생맥주전문점을 창업 업종으로 택한 뒤에도 비슷한 업종에서 먼저 창업에 나선 친구들을 찾아다니며 운영 상태 등을 꼼꼼히 체크했다.

오랜 사전조사와 연구 끝에 그가 매장을 연 것은 지난해 6월. 개점 초에는 오픈 효과로 매출이 좋았으나 2~3주가 지나면서 매출이 절반으로 떨어졌다. 인근에 저가 퓨전주점이나 다른 생맥주전문점들이 많아 젊은 고객들이 다른 매장으로 발길을 돌렸던 탓이다.

권 사장은 문제해결을 위해 종업원들과 고객들에게 솔직한 의견을 물었다. 이를 통해 고객이 원하는 메뉴와 가격대, 다른 매장의 장단점 등을 파악했다. 이 과정에서 탄생한 것이 계산역점만의 서비스 메뉴. 다른 매장에서는 잘나가지만 계산역점에서 매출이 높지 않은 소시지 메뉴 2가지를 묶어 오후 7시 이전에 주문하는 고객에 한해 무료로 제공했다.

입소문은 금방 퍼져 다시 젊은층 고객들이 발길을 계산역점으로 돌렸다. 서비스 메뉴 탓에 오후 7시 이전부터 고객이 붐비기 시작했고 단골까지 대거 확보, 안정적 매출을 유지하고 있다.

김남석기자 namdol@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