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18일 오전 서울 중구 명동2가 명동성당 앞에 김수환 추기경을 조문하기 위해 찾아온 인파가 길게 늘어서 있다. 심만수기자

고 김수환(스테파노) 추기경의 선종 3일째인 18일 오전 서울 중구 명동성당 앞에는 영하의 날씨에도 이른 아침부터 몰려든 조문객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이명박 대통령과 전직 대통령뿐 아니라 평범한 이웃들이 대거 조문행렬에 합류했다. 17일 하루에만 9만2000여명이 조문을 했으며 18일 오전 빈소를 찾은 조문객들은 “낮 시간에는 조문을 하려면 오래 기다려야 할 것 같아 서둘렀다”고 말했다.

●…18일 빈소가 개방되기 1시30분 전인 오전 4시30분부터 김 추기경의 시신이 안치된 명동성당 대성전 앞은 사람들로 장사진을 이뤘다. 빈소가 개방된 오전 6시에는 이미 1㎞가량의 줄이 늘어서 조문을 위해서는 1시간 정도 기다려야 했다. 다리가 불편하다는 한영실(여·76)씨는 “어제 TV를 보니 늦게 나오면 오래 기다려야 할 것 같아 일찍 서둘러 나왔다”고 말했다. 휠체어를 타고 조문을 온 아나다시아(세례명·여·63)는 “태릉에서 장애인 콜택시를 타고 아침 일찍 나왔다”며 “어제도 새벽에 나왔었는데 추기경님을 보며 기도하기 위해 아침마다 나올 생각”이라고 말했다.

●…명동성당과 장례위원회는 예상보다 많은 인원이 몰리자 질서 유지 및 안전 확보에 만전을 기했다. 800여명의 자원봉사자들이 아침 일찍부터 나와 조문객들을 안내하며 줄을 세웠고 안전 펜스도 설치했다.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구급차를 대기시켜 놓기도 했다. 명동성당 측은 조문객들에게 조문 시간을 최소한으로 해줄 것을 당부하고 있다. 장례위원회 측은 “17일에만 9만2000명 이상의 조문객이 다녀간 만큼 18일에는 10만명 이상이 몰릴 것으로 예상돼 신속하고 안전한 조문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17일 오후 11시30분쯤에는 명동성당이 대성전을 닫기 위해 늦게 온 조문객 150여명을 돌려보내려 하자 조문객들이 강력하게 항의해 조문을 마치고 돌아가기도 했다.

●…18일 오전 9시40분쯤에는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이 불편한 몸을 이끌고 명동성당을 찾아 눈길을 끌었다. 김 전 회장은 “제가 이런 말 할 자격은 없는데 좋은 일 많이 하셔서 좋은 데 가실 것이다”고 말했다. 같이 온 손병두 서강대 총장은 “두 분이 인연이 깊다”며 “1989년 성체대회를 열 때 김 전 회장이 도움을 많이 줬고 대우 노사분규 때는 김 추기경이 직접 와 격려를 하기도 했다”고 인연을 설명했다. 17일 이명박 대통령과 전직 대통령, 정당 대표 등이 대거 김 추기경 빈소를 방문한 데 이어 18일에도 전두환 전 대통령, 이강국 헌법재판소장 등 각계 명사들이 빈소를 방문할 예정이다.

●…이수빈 삼성생명 회장을 비롯한 삼성 사장단 11명도 이날 오전 김 추기경의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 이 회장 등은 이날 오전 서초동 사옥에서 수요 사장단협의회 회의를 끝낸 직후 명동성당을 찾았고, 조문에는 이수창 삼성생명 사장, 김인 삼성SDS·네트웍스 사장, 노인식 삼성중공업 사장, 강재영 삼성투신운용 사장 등이 참석했다.김병채·채현식·강버들기자 haass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