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최초로 실시된 초·중·고교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에서 가장 뚜렷한 특징은 서울 강남권을 제외한 수도권의 전반적인 부진이다. 수도권 인근 지역의 성적도 부진한 것은 마찬가지다. 하지만 그렇다고 지방 대도시나 벽지 지역의 성적이 일률적으로 나은 것도 아니다. 강원, 경북 등에서 오지라고 할 만한 지역이 전국 최고의 성적을 올린 곳이 있는가 하면 전과목에서 바닥권인 지역도 있다.

◆강남 제외한 수도권의 부진 = 이번 평가에서 예상했던 것과 비슷한 성적을 냈던 수도권 지역은 사실상 서울 강남뿐이다. 이른바 강남 3구의 일부가 있는 서울 강동지역이나 목동이 포함된 서울 강서지역, 중계동이 포함된 서울 북부지역의 경우 서울에서는 상대적으로 성적이 높은 편이지만 전국적으로 따지면 대부분 20위권 밖이다.

이 같은 사정은 경기 광주·하남, 구리·남양주, 의정부 등 수도권도 마찬가지다. 분당이 포함된 성남이 그나마 나은 편이나 두드러지는 것은 아니다. 특히 가평, 동두천, 양주, 양평, 여주, 연천, 포천, 안성, 파주 등 수도권 인접 지역의 성적은 드러나게 낮은 편이다.

◆벽지 지역도 천양지차 = 수도권의 부진 못지않게 눈에 띄는 것은 강원 대부분의 지역과 경북·전북 일부 지역의 약진이다. 특히 강원의 경우 강릉, 동해, 양구, 영월, 원주, 인제, 정선, 춘천, 태백, 평창, 화천 등 대부분의 지역에서 좋은 성적을 올렸다. 초등은 영월 국어 1위, 양구 수학 2위, 동해 과학 1위 등으로 특히 뛰어나고 중등도 대부분 상위권에 포진해 있다. 경북 울릉, 영주, 봉화, 포항, 청송, 경주 등도 성적이 좋고 전북 임실의 성적도 뛰어나다.

하지만 이와 반대로 성적이 전국에서 바닥권인 지방 시·군 지역도 있다. 전남 곡성 초등의 ‘보통이상학력’성취 비율은 전과목에서 골찌를 기록했다. 중등 ‘보통학력이상’ 성취 비율은 전북의 무주가 국어와 영어에서 꼴찌를, 인접한 장수가 사회와 과학에서 최저를 각각 기록했다.

◆인접 학교도 성적격차 = 학업성취도 결과가 공개된 범위는 초·중학교는 지역교육청 단위, 고교는 시·도교육청 단위까지이나 교육여건과 사교육 환경, 학생들의 입학 당시 수준이 비슷비슷한 인접 학교 사이에서도 격차가 큰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서울 강남권의 A중은 영어에서 ‘보통학력이상’이 94.9%에 달했으나 같은 강남권인 C중은 66.1%에 그쳤다. 또 서울 강북권의 D중은 국어에서 ‘보통학력이상’이 62.2%였으나 같은 강북권인 F중은 35.3%에 불과했다.

김종락기자 jr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