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참사 후속대책의 일환으로 정부가 상가 세입자에 대한 우선 분양권 제공 등을 핵심으로 하는 지원안을 내놓았지만 일각에서 ‘미봉책’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정부도 상가 재개발 문제의 핵심인 세입자들의 ‘권리금 보상’ 문제에 대해서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대책의 한계를 인정하는 상황이어서 세입자 대책은 여전히 논란이 될 전망이다.

국토해양부 관계자는 10일 “권리금은 무형자산인 데다 민법이나 상거래에서조차 인정해 주지 않는 상황에서 상가 세입자들에게만 인정해 줄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상가 재개발 문제에서 정부가 나서 자금을 지원해 주는 것도 조합원과 세입자간의 이해관계가 달라 공감대가 형성이 안 되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번 대책의 가장 큰 의의를 상가 세입자 문제를 장기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세입자들을 제도권 안으로 들어오게 하는 시스템을 갖추는 것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이번 대책을 통해 세입자의 이해관계가 얽힌 사항에 대해 내용을 공개해 투명성을 강화할 방침”이라며 “돈 문제를 해결하지는 못하더라도 분쟁조정위원회 등을 통한 의사 표현, 조합 공식 참여를 통한 공공성 가미 등에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세입자 우선 분양권, 휴업보상비 1개월 상향 등에 대해 근본 대책이 될 수 없다고 비판했다. 또 건물주의 책임을 강화해 조합이 전액 부담하던 세입자 보상금을 건물주도 일부 부담하도록 하는 방안도 건물주(조합원) 간 형평성의 문제이지 세입자에게 혜택이 돌아가는 것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선종필 상가뉴스레이다 대표는 “세입자가 조합원에 준하는 자격을 갖추지 못한 상황에서 분양 후 남은 상가에 대해 우선 분양권을 받는 것이 얼마나 실효가 있을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휴업 보상비를 3개월에서 4개월로 상향 조정한 것도 세입자들에게 얼마나 이익이 될지도 의문”이라고 말했다.

방승배기자 bsb@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