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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금융위기가 본격화된 지난해 4분기(10~12월) 부도법인 증가와 신설법인 감소로 창업배율이 4년래 최저치로 급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따라 창업정신 실종에 따른 성장동력 훼손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6일 중소기업청 등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부도법인수 대비 신설법인수를 뜻하는 창업 배율이 17.11로 지난 2004년 4분기(16.35)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나타냈다.

지난해 분기별 창업 배율은 ▲1분기(1~3월) 35.84 ▲2분기(4~6월) 30.62 ▲3분기(7~9월) 30.29 등으로 비교적 완만한 하락세를 보이다 4분기 들어 급락했다. 이는 지난해 분기별 신설 법인수가 1만3797개→1만3565개→1만2390개→1만1103개로 줄어든 반면 부도법인수는 같은 기간 385개→443개→409개→649개로 특히 4분기 들어 급증했기 때문이다.

창업의 양적 위축도 문제지만 생계형 창업이 늘어나는 반면 기술관련 창업이 줄어드는 등 질적인 악화도 심각하다는 지적이다. 지난 2003년과 2008년 신설법인의 업종별 증감을 살펴보면 정보기술(IT) 후퇴로 인해 전기·전자·정밀기기업이 23.11% 줄어들었다. 반면 생계형에 가까운 음식·숙박업(12.65%), 부동산 임대(18.27%) 등은 증가했다. 한편 전반적인 창업 감소로 사업 지원 서비스 분야의 창업이 55.38% 감소했다.

전문가들은 창업 감소가 고용은 물론 향후 미래 성장동력 확보에 있어서 ‘적신호’라는 점에서 우려를 나타냈다. 특히 올해 마이너스(-) 성장과 이에 따른 고용 대란 우려가 가시화하고 있는 만큼 실업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한 창업 활성화 정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동열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고용빙하기를 헤쳐가기 위해 창업 활성화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면서 “다만 이미 과포화상태인 생계형 영세자 창업이 아니라 녹색성장과 연계한 녹색창업, 과거 IT벤처를 대체한 그린테크놀로지(GT)벤처의 육성방안의 모색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손민중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원은 “최근 들어 6개월 미만의 신생기업과 2030세대의 젊은 창업자, 교수·연구원 출신의 전문직 창업자의 감소세가 뚜렷하다”며 “보다 미래지향적인 기술 창업에 대한 지원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종규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도 “장기적 관점에서 일자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창업 관련 규제 완화를 비롯해 신생 기업과 기존 기업 간의 공정한 경쟁환경 조성 등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수진기자 lulu@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