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30일 오전 경기 안산시 성포동 야산에서 경기경찰청 과학수사팀원들이 군포시 여대생살해피의자 강모씨가 살해·매장한 다른 피해여성의 시신 발굴작업을 벌이고 있다. 안산 = 임정현기자

군포여대생을 살해한 강호순(38)씨가 여대생 A양에 이어 수원에서 실종된 여성 김모씨 등 나머지 경기서남부 연쇄실종 및 살해사건 6건도 자행한 것으로 드러나 경찰의 초동수사 미흡이 도마에 오르고 있다.

특히 군포·안산·수원·화성 등 4곳에서 2년 전부터 발생한 7건의 일련의 사건이 강씨의 수원 권선구 당수동 소재 농장에서 반경 12㎞ 안에서 벌어진 데다 범행수법이 흡사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나머지 사건이 강씨의 자백으로 사건이 해결됐으나 조기에 해결했으면 6명의 귀중한 목숨을 지킬 수 있었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그동안 이 일대에서는 주민과 부녀자들이 귀갓길에 불안에 떨었고 심지어 귀가의 공포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지난해 11월9일 수원시 권선구 입북동 수인산업도로 버스정류장에서 내려 남편에게 ‘집에 들어가겠다’고 통화한 뒤 휴대전화가 끊긴 채 연락이 두절됐던 김모씨 사건도 30일 강씨의 범행으로 드러났다.

앞서 2006년 12월14일과 24일, 2007년 1월3일 노래방도우미 배모(당시 45세)·박모(당시 37세)씨와 직장인 박모(당시 52세)씨 등 부녀자 3명이 군포와 수원, 화성에서 잇따라 실종된 뒤 이들의 휴대전화 전원이 모두 화성시 비봉면 일대에서 꺼졌다. 비슷한 시기인 2007년 1월7일에는 수원시 권선구 금곡동에 사는 여대생 연모(당시 20세)씨가 집 근처 버스정류장에서 행방불명돼 연쇄실종에 포함됐다.

이 가운데 노래방도우미 박씨는 2007년 5월8일 안산시 상록구 사사동 야산에서 암매장된 채 발견됐다. 이들 4명의 경기서남부 부녀자 연쇄실종사건은 군포경찰서에 수사본부가 설치되었으나 단서를 찾지 못했었다. 경찰은 이들 사건의 발생 장소가 군포와 안산, 수원, 화성 등 경기서남부 4개 시에 집중됐고, 강씨의 농장에서 발생장소 간의 최장거리가 30㎞ 이내라는 데 주목했으나 공조수사 미흡으로 단서를 조기에 찾지 못했다.

경찰은 이들 모두 저항능력이 약한 부녀자 대상 범죄이고, 예상 이동경로 등 사건 정황상 차량을 이용한 범행일 가능성이 크다는 공통점이 있다고 판단했었다. 경찰은 그러나 화성에서 휴대전화 전원이 끊긴 3건은 동일범의 소행으로 보고 있지만 나머지 3건의 실종은 일단 별건으로 판단해 부실수사 논란이 일 전망이다.

이에 대해 실종자 유족들은 “경찰이 조기에 사건을 해결했으면 6명의 무고한 부녀자가 희생되는 것을 막을 수 있었다”며 “특히 방화혐의가 짙은 화재사건을 제대로 수사했으면 이런 일은 사전에 막을 수 있었다”고 밝혔다.

안산 = 김형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