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군포시 여대생 강도살인 피의자 강호순(38)씨는 당초 추가 범죄사실을 강력하게 부인했지만 자신의 옷에서 발견된 디옥시리보핵산(DNA) 등 명백한 증거와 일치된 정황이 제시되자 범행사실을 자백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이 증거를 통해 강력하게 추궁하자 강씨는 30일 새벽 2시쯤부터 심경의 변화를 보이기 시작, 자신을 최초 검거해 말이 통한다고 생각한 경기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 형사를 불러달라고 한 뒤 범행 일체를 자백했다.

강씨는 당초 군포시 여대생 사건 이외의 범죄 의혹은 완강하게 부인했다. 그러나 경찰은 강씨의 거주지와 생활반경 등을 추적한 결과 경기 서남부권에서 발생한 부녀자 실종사건의 정황과 일치한다는 구체적 증거를 강씨에게 들이밀었다.

경찰은 ▲강씨가 군포시 여대생 사건에 이용되지 않았던 자신의 무쏘 차량을 에쿠스 차량과 함께 방화한 점 ▲강씨가 연쇄 실종사건 피해자들의 휴대전화가 꺼진 지점인 화성시 비봉면에서 2000~2002년 거주한 점 ▲강씨의 생활반경 등이 연쇄 실종사건 발생지역과 일치하는 점 등에 주목했다. 또한 박모(당시 37세)씨, 연모(당시 20세)씨, 김모(당시 37세)씨 등 연쇄 실종 부녀자들이 군포시 여대생 A씨처럼 버스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다 실종됐다는 공통점도 있었다.

군포시 여대생 사건 당시 강씨가 스타킹으로 목을 졸라 살해한 뒤 사체의 옷을 벗겨 경사지에 놓고 위쪽 흙을 덮어 매장한 방식도 2007년 5월 안산에서 발견된 박모씨 사건 때와 같았다. 또 박씨가 실종됐던 2007년 1월3일 화성시 신남동 기지국에서 강씨의 통화기록이 남아있는 점을 조사한 결과, 강씨가 당일 인근에서 배달 일을 했던 것도 확인됐다.

경찰은 “처음에는 강씨가 ‘증거를 가져오라’, ‘모르겠다’는 말만 반복했지만 DNA 검사결과 등 구체적 자료를 내놓고 추궁하자 결국 자백하기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안산 = 이용권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