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군포 여대생 강도살인 피의자인 강호순(38)씨가 지난 2006년 말부터 최근까지 경기 서남부 지역에서 모두 7명의 부녀자를 살해했다고 자백함에 따라, 지난 2005년 강씨의 네번째 부인과 장모가 사망한 의문의 화재사고의 진실도 밝혀질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강씨 사건을 수사 중인 경기지방경찰청 수사본부는 2005년 10월30일 발생했던 강씨 장모 집 화재사건에 대해 재수사에 착수했다고 30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당시 강씨 전처의 유족들은 “강씨가 아들만 데리고 탈출한 후 옆방의 장모와 부인은 구조하려 하지 않았고, 화재 신고도 하지 않았다”며 강씨의 방화살해 가능성을 주장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강씨는 그러나 연쇄살인 사실을 자백하면서 “2005년 화재로 전처가 사망하자 충격을 받고 1년여를 방황한 이후 여자들을 보면 살인 충동을 느꼈다”고 진술, 방화살해 혐의에 대해선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그러나 강씨가 1999년 이후 최근까지 화재와 교통사고 등으로 보험회사들로부터 타낸 보험금이 6억7000만원에 달한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강씨가 각종 사고를 위장해 상습적으로 보험금을 타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강씨는 2005년 전처와 장모의 사망 당시 부인 명의로 된 보험 4건을 통해 4억8000만원을 받았다.

1999년 5월에는 자신의 덤프트럭에서 발생한 화재로 3000여만원, 7월엔 차량 분실로 또 다시 6000여만원의 보험금을 수령했다. 2000년 1월에는 자신이 운영하던 음식점 화재로 5000만원, 9개월 뒤에는 교통사고로 5000만원을 타냈다. 이 기간 강씨가 자신과 전처, 아들 등 가족 명의로 가입했던 보험이 모두 30여건에 이른다. 경찰은 “강씨의 수입 상태로 볼 때 매달 50여만원에 달하는 보험금을 내는 것은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며 의문을 제기했다.

안산 = 이용권기자 freeus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