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군포 여대생을 납치·살해·암매장한 피의자 강모(38) 씨가 경찰에 검거되기 전 컴퓨터 하드디스크를 포맷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컴퓨터에 담긴 내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건을 수사중인 경기지방경찰청 수사본부는 일단 강 씨가 수사망이 자신에게 좁혀져오고 있는데다 ‘군포’, ‘안산’, ‘실종’, ‘납치’, ‘A 씨’ 등 5개 단어에 대한 ‘검색어 수사’ 발표 이후 심리적 압박을 받아 컴퓨터 하드디스크를 포맷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상식적으로 수사망이 좁혀오는 과정에서 컴퓨터 하드디스크를 포맷해 증거인멸을 시도해 역으로 스스로 범인임을 드러내는 결정적인 실수를 저지른 셈이 됐다.

경찰이 경기서남부 부녀자 연쇄실종 사건과 연관성을 찾고 있는 것도 이 점 때문이다.

경찰은 강 씨가 부녀자 연쇄실종 사건과 관계가 있는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컴퓨터 하드디스크를 복구하는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강 씨가 범행에 사용한 어머니 명의의 에쿠스 승용차 외에 자신 소유의 무쏘 차량을 전소시킨 것도 의문이다.

승용차에 남아있을지 모를 피해자의 DNA를 밝힐 수 있는 머리카락 등 신체 조각, 피해자의 물품, 저항의 흔적 등 증거 확보를 원천적으로 불가능하게 하기 위한 것이었지만 이 역시 경찰에게 강씨의 용의점에 대해 강한 확신을 주는 결과가 됐다.

강 씨가 단순히 사고사로 위장하려고 두 차량을 불에 태웠을 수도 있으나 무쏘 차량이 또다른 범행에 이용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경찰 관계자는 “강 씨가 범행일체를 자백했으나 선뜻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들이 있다”며 “모든 가능성을 열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노컷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