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경기침체의 직격탄을 맞은 자영업계 탈락자의 다수가 한창 일할 때인 30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자영업에서 퇴출되면 마땅히 갈 곳이 없는 것이 현실인 만큼 노동력의 주축인 이들 30대 인력을 다른 일자리로 흡수할 수 있는 정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2일 통계청에 따르면 고용쇼크 우려가 가시화된 지난해 12월 자영업주와 무급으로 자영업을 돕는 가족을 포괄하는 비임금근로자는 9만7000명 줄었다. 이는 12월 전체 취업자 감소분(1만2000명)의 8배에 달하는 수치다.

비임금근로자를 연령대별로 분석한 결과 30대는 9만8000명이 줄었다. 이는 임금근로자를 포함한 전체 30대 취업자 감소분(10만9000명)의 90%에 육박하는 규모다.

40대의 경우 전체 취업자는 4만6000명 늘었지만 비임금근로자는 8만9000명이 감소했다. 50대 이상과 20대의 경우 비임금근로자가 각각 8만7000명과 2000명의 증가세를 나타냈다.

전문가들은 자영업에 뛰어드는 연령대가 40, 50대에서 30대로까지 낮아진 가운데 과당경쟁과 경기침체에 시달리는 자영업계의 구조조정 과정에서 30대 탈락자가 적지 않은 것으로 분석했다.

실제로 외환위기 이후 대량 실직 여파로 급증한 비임금근로자는 1998년 764만명에서 2002년에는 799만명까지 불어났다. 이후 감소세로 돌아서 2007년에는 743만명, 글로벌 금융위기가 불어닥친 지난해에는 737만명으로 줄어들었다.

하지만 2007년 기준으로 음식점 1개당 인구수가 85명, 소매점 1개당 인구수가 78명에 불과한 등 경쟁이 심한 산업구조여서 앞으로도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손민중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원은 “외환위기 당시 구조조정과 대량실업으로 실직한 임금근로자에 대한 소자본창업 지원에 나섰지만 결과적으로 자영업의 공급과잉이라는부작용이 나타났다”며 “구조적인 과당경쟁 상황에서 경기침체까지 겹치면서 자영업계의 양극화와 구조조정이 갈수록 심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김영노 통계청 분석통계팀장은 “자영업 구조조정이 이어지는 가운데 경제활동이 한창 왕성할 시기인 30대가 다수 낙오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맞춤형 직업훈련 프로그램 등을 통해 이들 자영업 탈락자들이 재취업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수진기자 lulu@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