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남극대륙이 지구 온난화로 기온이 상승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지구촌의 기후 변화 대책에 경종을 울리고 있다.

미국 과학자들이 위성과 기온 변화를 조사해 과학전문지 ‘네이처’ 22일자에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남극 대륙의 빙점은 1950년대 이후로 0.5도가 상승했다. 연구를 주도한 워싱턴대의 에릭 스테이그 교수는 21일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남극 대륙이 냉각되고 있다는 말은 이제 옛말”이라며 “평균 기온이 지구 평년 온도에 필적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이들 과학자는 “남극대륙이 점점 따뜻해지는 이유는 인류가 쏟아내고 있는 온실가스와 연관시키지 않고는 설명하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그동안 일부 과학자들은 남극이 냉각되고 겨울에 남극대륙 주위의 바다 얼음 면적이 늘어난다는 점을 들어 인류가 지구 온난화를 부추기고 있다는 주장에 회의적인 입장을 나타냈었다.

보고서는 지금까지 알려진 것처럼 기온 상승 현상이 비단 남극반도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서부 남극대륙 전체와 남부까지 확산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남극대륙에는 세계 해수면을 57m나 상승시킬 수 있는 많은 양의 얼음이 있어 따뜻한 기온으로 인해 작은 얼음 한 조각이 녹더라도 태평양 섬들은 물론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영국 런던에 이르는 해안 도시들이 큰 피해를 보게 된다. 기온이 꾸준히 상승해 기온이 3도가 오를 경우, 서부 남극대륙은 녹아버리게 될 것이라고 이 연구에 참여했던 미 항공우주국(NASA·나사) 관계자는 경고했다. 영국 로테라 기지가 있는 남극반도의 21일 기온은 2.6도였다.

1990년대 이후 남극대륙에 있는 10개의 대륙 빙하가 후퇴하거나 붕괴되고 있다.

특히 남쪽 반도와 연결된 윌킨슨 빙붕은 1950년대까지도 폭 100㎞의 빙상으로 연결돼 있었으나 지금은 겨우 500m의 얼음띠로 간신히 연결돼 있어 곧 떨어져 나갈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심은정기자 fearless@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