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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건국이래 첫 흑인 대통령이 탄생한 20일 수도 워싱턴 현장에서 최대 200만, TV를 통해 전세계에서 10억 인구가 버락 오바마 취임식을 지켜본 것으로 추산됐다. 행사장 초대권을 받은 24만명을 포함해 수많은 관중들이 영하 2도를 맴돈 쌀쌀한 날씨속에서도 취임식장(내셔널 몰)과 기념행진을 끝까지 지켜봤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20일 18분30초에 걸쳐 취임사를 했다. 역대 대통령의 취임사와 비교할 때 오바마의 취임사는 길지도 짧지도 않은 ‘적당한’ 수준이었다. 이날 오바마에게 정권을 넘겨준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은 2005년 집권 2기 취임연설에서 자유 확산을 주제로 1800단어를 사용해 17분 길이의 취임 연설을 했다. 그는 ‘자유’라는 단어를 27번이나 사용해 자유를 위한 투쟁을 무엇보다 강조했다. 부시 전 대통령은 2001년 첫 취임 때는 이보다 짧은 15분을 취임사에 할애했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은 1993년 첫 취임 때는 14분, 1997년 집권 2기 출범 때는 이보다는 훨씬 긴 22분 동안 취임사를 했다.

역대 대통령들 가운데 취임식 연설을 가장 오래한 대통령은 윌리엄 헨리 해리슨으로 혹한의 날씨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1시간45분에 걸쳐 무려 8495단어나 되는 장문의 연설을 한 것으로 유명하다.

●…민주당의 원로인 에드워드 케네디 (76·매사추세츠) 상원의원이 20일 갑자기 쓰러져 병원으로 이송됐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지난해 악성 뇌종양이 발발해 입원과 의정활동을 병행해왔던 케네디는 이날 오바마 대통령 취임을 축하하기 위해 의사당에서 열린 오찬 도중 쓰러졌다. 케네디는 즉시 병원으로 옮겨졌으며, 몇 시간후 담당 의사는 “단순한 피로누적 때문인 것으로 보이며 현재 의식이 돌아와 비교적 양호한 상태”라고 밝혔다. 오바마는 케네디가 쓰러졌다는 소식을 듣고 “오늘은 기쁜 날이지만, 지금 내 마음속 한 구석에는 케네디가 자리잡고 있다”며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경호를 담당한 미 보안당국은 오바마 취임식 직전까지 각종 테러와 위협 가능성을 암시하는 관련 정보를 입수, 잠시도 긴장을 늦추지 못하며 지상과 공중, 해상에서 입체적인 철통 경비에 나섰으나 취임식 일정이 진행되는 동안 별다른 불상사는 발생하지 않았다. 내셔널 몰을 중심으로 경찰과 연방수사관, 주 방위군 병력 등을 합쳐 경호 인력은 10만명 가까이에 이르렀으며 지상과 공중, 해상 등에서 ‘3차원’입체 경호 작전이 펼쳐졌다.

●…오바마는 기념행진에 앞서 의회에서 상·하원 합동 취임식행사준비위원회 주최로 열린 ‘링컨 스타일’의 오찬에 참석했다. 오찬 메뉴는 인디애나와 켄터키 변방 출신인 에이브러햄 링컨 전 대통령이 재임중 즐겼던 소박하고 단순한 차림으로 마련됐으며 오찬테이블은 당시 링컨을 위해 특별히 제작된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것이다.

●…백악관 홈페이지(www.whitehouse.gov)도 이날자로 전면 개편됐다. 초기 화면에 큼지막한 글씨로 ‘미국에 변화가 시작됐다’는 문구가 등장했으며, 곧 이어 ‘공공 서비스의 새로운 시대’라는 특집섹션이 마련됐다. 오바마 공식 블로그에는 ‘변화가 백악관 홈페이지에도 찾아왔다’는 표현이 올라왔다.

●…기념행진의 장내 중계는 50여년간 중계를 맡아온 베테랑 아나운서 찰리 브로트맨이 맡았다. 올해 81세인 브로트맨은 지난 1957년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대통령의 재선 취임식 때부터 퍼레이드의 장내 중계를 맡은 이래 50여년간 빠짐없이 중계를 해왔다.

양성욱기자 feelgood@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