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취임사에서 가장 애용한 단어는 ‘국가(nation)’, ‘미국(America)’, ‘국민(people)’ 등 애국심을 유발시키는 것들이었다. 뉴욕타임스(NYT) 인터넷판이 21일 초대 조지 워싱턴에서부터 44대 오바마까지 미 역대 대통령 취임 연설에 사용했던 단어들을 분석한 결과 국가가 15번, 미국이 9번, 국민이 8번 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work)’도 8번이나 사용됐다.

대통령 취임사에 등장하는 단어의 횟수는 그의 국정철학을 엿보게 하는 단초가 된다는 점에서 오바마 대통령의 이 같은 단어 구사는 애국심을 바탕으로 미국적인 가치를 전면에 내세우면서 국민을 위한 통합의 정치를 펴나가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해석된다.

NYT에 따르면 조지 워싱턴과 토머스 제퍼슨은 취임연설 때 ‘정부(government)’를 가장 많이 언급했고, 에이브러햄 링컨은 ‘헌법(constitution)’과 ‘전쟁(war)’을 가장 많이 썼다. 프랭클린 루스벨트는 ‘국가’를, 드와이트 아이젠하워는 ‘자유(free)’를, 존 케네디는 당파 혹은 진영을 뜻하는 ‘사이드(side)’와 ‘세계(world)’를 가장 많이 사용했다. 지미 카터와 로널드 레이건, 부시 부자가 가장 좋아한 단어도 ‘국가’였다.

한편 조지 부시 전 대통령의 1기, 2기 취임사를 작성했던 마이클 거슨(워싱턴포스트 칼럼니스트)은 오바마 대통령의 취임사를 “강렬했지만 표현은 진부했다”고 평가절하했다. ‘악의 축’이란 표현을 탄생시킨 당사자인 거슨은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오바마의 연설에는 ‘맹렬한 폭풍’과 ‘몰려드는 구름’이 너무 많았다”며 지나친 은유적 기법을 꼬집은 뒤 “어느 작가가 보기에도 진부한 표현이 많았다”고 말했다.

허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