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비밀에 부쳐졌던 퍼스트레이디 미셸 오바마(45) 여사의 취임식 드레스가 공개됐다. 20일 버락 오바마 대통령 취임식에서 미셸 여사는 쿠바계 디자이너 이사벨 톨레도가 디자인한 노란색 드레스를 입고 등장해 대통령 부인의 첫 공식 패션에 호기심을 나타냈던 세인들의 시선을 집중시켰다. 그동안 취임식에서 퍼스트레이디의 드레스는 향후 역할을 짐작하는 상징 중 하나로 인식됐다는 점에서 역대 퍼스트레이디들의 클래식한 스타일과 다른 패션으로 등장한 미셸 여사의 백악관 생활에 관심이 주목되고 있다.

미셸 여사는 스위스 울로 만든 보디 라인을 살리는 노란색 드레스와 프랑스 실크로 된 코트, 그리고 녹색 가죽 장갑과 구두를 신었다. 또 반짝이는 크리스털 목걸이로 포인트를 줬다. 미셸 여사는 대통령 선거 유세 중에도 톨레도의 옷을 착용하긴 했지만 이번 드레스는 여러 가지 면에서 ‘예상과 전통’을 깼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고 로이터 통신, 타임스 등 외신들은 전했다.

우선 노란색 드레스는 역대 대통령 취임식에서 찾아보기 힘든 색이다. 스타일 전문가들은 미셸 여사가 남편인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강조해온 ‘희망’의 메시지를 주기 위해 노란색을 선택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패션잡지 ‘마드모아젤 매거진’의 전 편집장 출신으로 현재 미셸 여사의 스타일 관련 책을 쓰고 있는 난디 노르우드는 “노란색은 낙관주의, 자신감, 희망의 색으로 긍정적인 분위기를 발산한다”고 말했다. 이 드레스를 디자인한 톨레도도 “마치 태양처럼 아주 낙천적인 색깔을 고르려고 했다. 미셸 여사가 스스로 매력이 있다고 느끼고, 모든 사람들에게 매력을 줄 수 있기를 원했다”고 취지를 밝혔다. 노란색은 유명 여성 정치인들이 즐겨입는 빨간색, 흰색, 파란색 계열을 탈피했다는 점에서도 차별화된다.

뉴욕 패션계의 비주류로 통하는 톨레도를 선택한 것도 미셸 여사 나름의 의도가 반영된 것이라는 해석도 있다. 톨레도는 패션하우스 앤 클라인에서 일한 경험을 바탕으로 20년 전부터 자신의 이름으로 ‘이사벨’이라는 제품을 내놓았다. 1년에 두 차례 열리는 패션쇼에 참가하지 않고 자신이 세운 스케줄을 고집해 ‘패션계의 이단아’로 취급되기도 했다. 파슨스대학 패션 역사 담당 조교수인 베스 딘커프 찰스턴은 이와 관련, “덜 알려졌지만 성장 가능성이 있는 디자이너들에게 기회를 주고자하는 미셸 여사의 신념이 담겨있다. 현상 유지 거부와 모험에 대한 용기, 다문화주의 포용이라는 큰 의미를 찾을 수 있다”고 평가했다.

미셸 여사는 취임식 전 각종 행사와 인터뷰에서 아방가르드 계열로 분류되는 시카고 디자이너들의 옷뿐만 아니라 기성복, J크루, 갭 등 젊은 스타일의 의상을 입고 나왔었다.

한편, US위클리가 취임식 직후 한 온라인 여론조사에서 미셸 여사의 드레스를 ‘좋아한다’고 평가한 응답자는 45%, ‘좋아하지 않는다’는 55%로, 반응은 엇갈렸다.

심은정기자 fearless@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