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철도 개통 110년만에 철도의 본고장인 미국에 철도(고속철도 건설 및 차량·차량기술, KTX 운영 노하우 등) 기술 역수출을 추진, 주목되고 있다.

미국은 지난해부터 미 전역 11개노선(1만2500㎞)에 고속철도 건설을 추진하고 있으며, 이는 오는 20일 출범하는 오바마 정부의 뉴딜정책 핵심사업으로 꼽히고 있다. 미국 교통부(US DOT) 는 지난해 고속철도 사업참여 의향서를 각국에 발송한데 이어 이달말까지 참여의향서를 접수하고, 9월까지 사업제안서를 접수한다.

14일 국토해양부와 한국철도기술공사 등에 따르면 정부와 민간기업, 한국철도시설공단 실무자 등은 최근 미국을 방문, 오는 17일까지 체류하며 미국 교통부 철도 담당자들과 고속철도 건설 추진 방향 및 향후 고속철도 참여 방안 등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13명으로 구성된 이 방문단에는 국토부 사무관 2명과 P건설과 L건설 등 민간기업 관계자 8명, 한국철도시설공단, 한국철도공사 실무자 등이 포함됐다.

민관 합동팀이 미국 고속철도 건설 실태 파악 등에 나섬에 따라 한국 고속철도의 미국 수출이 기대되고 있다. 전세계 고속철도 중 한국 KTX가 가장 발전된 기술인데다 가장 최근에 고속철도 건설 경험을 갖고 있어 세계 어느 나라보다 앞서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미국측은 고속철도 기술의 선진국이라는 평가를 받는 독일, 프랑스, 일본보다 한국의 KTX 기술과 운영 노하우를 가장 높게 평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고속철도건설공단 건설본부장을 맡아 KTX 건설을 총괄 지휘했던 신종서 한국철도기술공사 회장은 “고속철도 건설 경험과 KTX 기술 및 운영노하우는 다른 어느 나라보다 앞서 있다”며 “현재의 KTX 기술과 운영 노하우로 가장 완벽한 고속철도를 건설할 수 있어 미국도 선호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고속철도 전문가들은 미국에서 고속철도 건설이 추진되면 가장 먼저 플로리다주 노선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플로리다주는 지난해까지 GRC가 제안한 노선에 합의하고, 타당성 조사와 환경 영향 평가 등을 마친 상태다. 플로리다 고속철도(탬파~올랜도~마이애미)는 총연장 530㎞ 가량으로 공사금액은 약 13조원이 소요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와 관련, 한재호 GRC 국제조정관은 이날 문화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뉴욕과 워싱턴을 연결하는 노선과 함께 플로리다 노선이 1순위로 추진될 가능성이 높다”며 “GRC 외에는 아직까지 미국에서 고속철도 프로젝트를 본격적으로 추진해본 회사가 없어 한국의 고속철도 수출이 어느 모로 보나 유리한 위치에 있다”고 말했다. 한 국제조정관은 “지금이 미국 고속철도 진출의 가장 중요한 시기”라고 강조했다.

김순환기자 so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