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부, 이념 등으로 갈려 소통 부재에 시달리는 우리사회의 문제를 풀어줄 따뜻함과 진정성을 갖춘 토크쇼를 만들겠습니다.”

KBS 2TV ‘박중훈 쇼 대한민국 일요일밤’(이하 ‘박중훈 쇼’) 방송진행자로 변신한 지 한달째인 배우 박중훈씨는 7일 저녁 서울 영등포구 여의동 한 음식점에서 이같이 말했다.

“토크쇼 한 지 한달쯤 됐습니다. 권투로 치면 12라운드 중 고작 1라운드가 끝났기 때문에 박중훈 쇼의 정체성에 대해 말하기는 아직 이릅니다. 제 쇼는 따뜻함의 진정성으로 승부할 것입니다.”

박씨는 국내 TV 토크쇼의 무례함과 가벼움에 대해 쓴소리를 했다. 그는 “MC는 방송 끝나면 멱살 잡고 싸울 질문들을 게스트들에게 던지고, 게스트는 얼굴이 빨개지면서도 (울며 겨자먹기로) 그 대답을 하고 앉아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상대방에 대한 배려가 필요하다. 재미를 위한 자극적인 질문과 대답이 꼭 필요한 것은 아니다. 김태희에게 재벌, CF, 서울대와 관련된 질문을 하면서도 결코 무례하지 않을 수 있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했다.

박씨는 “시청률보다 영향력있는 쇼로 만들어 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박씨는 ‘박중훈 쇼’의 초호화 게스트들에 대한 평가도 내놓았다. 그는 “쇼에 나온 뒤 장동건은 ‘착한 남자’, 정우성은 ‘똑똑한 남자’, 김태희는 ‘깐깐하지 않은 여자’란 평가를 받았다”고 했다. 고(故) 최진실씨의 동생 진영씨는 ‘박중훈 쇼’ 출연 제의를 받고 누나 무덤을 찾아가 “‘누나, 중훈이 형이 쇼에 나오라는데 어떻게 할까’라고 물었더니, ‘중훈이 오빠가 나오라는데 물론 가야지’란 대답을 들었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박씨는 ‘박중훈 쇼가 어색하고 건조하다’는 일부 평가에 대해선 “토크쇼 생명은 호스트의 장악력이 아니라 쇼의 주인공인 게스트가 빛나도록 만드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또 “말 잘하는 배우로라는 기존 이미지에 비춰 시청자들이 지금 ‘낯섦’을 경험하고 있는 것”이라며 “쇼에 나타난 모습이 자연인 박중훈의 진정한 모습”이라고 덧붙였다.

박수균기자 freewill@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