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위기로 유동성 지원을 둘러싸고 난항을 겪고 있는 쌍용자동차 노사가 빠르면 이번주부터 자산매각과 공장 축소, 인력감축 등을 뼈대로 한 자구 구조조정안 협의에 착수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첨예한 관건인 인력감축의 경우 노조가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어 합의점을 도출하기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지식경제부 고위 관계자는 29일 “금주부터 쌍용차 노사간에 자산매각, 공장축소 등을 중심으로 한 자구노력 협의가 이뤄질 것으로 안다”면서 “(노사가)쌍용차의 구조개선을 통해 회생이 가능하다는 모습을 보이지 않는 한 정부로서는 쌍용차를 살릴 명분이 없다”고 밝혔다.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과 최대주주인 중국 상하이기차가 노사간의 자구노력을 인정하게 될 경우 산은, 상하이차, 쌍용차간에 협의 테이블 마련→상하이기차의 유동성 지원→산은의 지원결정이란 수순을 밟아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 관계자는 “쌍용차는 체어맨과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등 경기에 민감한 차량의 비중이 85%에 달하며, 최소 월 1만대씩 연 12만대는 판매되어야 적정 생산능력이 유지되나 올해 7만여대밖에 판매하지 못했다”면서 “인력을 줄이지 못하면 임금을 삭감해 인력조정폭을 최소화하든지 자구노력이 어떤 내용이든 이뤄져야만 상하이차나 산은이 지원에 나설 수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산은이 쌍용차는 물론, GM대우의 크레딧라인(신용대출한도) 지원 요청에 머뭇거리는 것도 경쟁력 상실로 인한 대출 부실을 우려하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올 1∼11월 기간에 쌍용차의 판매 실적은 내수는 3만6000대, 수출은 4만대로 전년 동기대비 각 마이너스(-)34.5%, 31.0%로 부진을 면치 못했다.

지경부의 다른 관계자는 “쌍용차의 사정이 워낙 다급하고 노사합의가 산은 자금지원의 전제조건이기 때문에 빠른 시일내 쌍용차 노사가 협의에 나설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26일 이뤄진 임채민 지경부 제1차관과 장쯔웨이 상하이기차 부회장과의 면담에서 중국측이 우리 정부에 쌍용차 지원에 구체적으로 나서달라는 지원 요청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지경부 관계자는 “외화유동성 규모가 2조달러에 육박해 아쉬울 게 없는 중국입장에서는 정부의 자동차산업 지원 정책 실태를 나름대로 파악하기 위한 성격이 더 강했다”고 말했다.

이민종기자 horiz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