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이 추진 중인 1300억유로(약 245조원) 규모의 경기 부양책에 대한 각국 입장이 엇갈리고 있어 최종 승인여부가 주목되고 있다.

EU 27개 회원국이 국내총생산(GDP)의 1% 자금을 내놓는 방식으로 만들어질 이 기금은 오는 26일 EU집행위원회의 승인 절차를 거친 뒤, 12월11~12일 열리는 EU정상회의에서 최종 확정된다.

주제 마누엘 바로수 EU집행위원장은 집행위 소집을 앞두고 유럽을 경기 후퇴에서 구해내고 장기적 안목에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재정 지출 확대를 강조할 것이라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3일 전했다. EU측은 1300억유로를 자동차 산업과 건설 등 긴급 자금이 필요한 각종 산업에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또 금융과 경제 위기 타격을 심하게 받고 있는 동유럽과 일부 서유럽 국가들에 2013년까지 총 3470억유로를 구제금융의 성격으로 지원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그러나 EU회원국이 각각 GDP의 1%를 출연하는 것과 관련해, EU측이 각국의 재정 상황을 고려하지 않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스페인은 지난해 GDP의 2.2%에 해당하는 예산 흑자를 기록한 반면, 프랑스와 이탈리아 등은 현재 경기 부양책으로 각종 공공지출 계획을 추진하고 있어 부담이 적지 않다.

아일랜드 재정 상황은 더 심각하다. 내년 적자가 GDP의 6.5% 수준으로 불어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독일도 소극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마크 월 도이체방크 이코노미스트는 “EU 계획과 달리 유럽 각국들은 현재 재정 상황을 조절할 여지가 거의 없다”며 “출연금이 GDP의 1%에 못 미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심은정기자 fearless@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