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발 금융위기로 중남미 경제권이 휘청거리고 있다.

미주개발은행(IDB)이 23일 중남미 경제가 내년에 급격한 침체에 빠질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IDB는 이날 중남미 지역의 금융위기 극복 노력을 돕기 위해 제조업 분야에 60억달러를 지원할 것이라는 계획을 발표하면서 “중남미 지역이 내년 세수 격감과 실업률 증가를 수반하는 심각한 침체에 빠질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IDB의 산티아고 레비 중남미·카리브 지역 담당 부총재는 “중남미 지역은 과거와는 확연하게 다른 위기에 직면할 것”이라면서 “세계경제의 성장이 최소한 2009년 내내 또는 2010년 1분기까지 사실상 멈추면서 중남미 지역이 유례없는 어려움을 맞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이 기간에 중남미 지역의 노동시장은 신규고용이 실질적으로 중단되는 상황이 초래될 것”이라면서 이에 따라 비정규직 근로자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중남미 최대 경제국인 브라질도 국제금융위기와 세계경제 침체 여파에 따른 수출 둔화, 내수시장 소비 감소 등으로 생산활동이 빠르게 위축되면서 신규 고용이 크게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브라질 노동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10월 신규 고용 규모는 6만1400명으로 9월의 28만2800명에 비해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실바 브라질 대통령이 국제 금융위기 확산 이후 처음으로 전체각료회의를 소집하고 대응방안을 협의할 예정이라고 국영통신 아젠시아 브라질이 23일 보도했다. 룰라 대통령은 24일 하루 종일 전체각료회의를 소집해 금융위기 진행상황을 점검하고 그동안 신용경색 해소와 내수시장 활성화를 위해 취한 조치들의 성과를 종합적으로 평가할 예정이다.

회의에서는 또 지난 15일 미국 워싱턴 G20 정상회의와 22~23일 페루 리마에서 열린 아태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마무리됨에 따라 향후 국제공조 방향에 대해서도 협의가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특히 기도 만테가 재무장관과 엔리케 메이렐레스 중앙은행 총재는 개인 구매활동에 대한 금융거래세 감면 등 내수소비 진작을 위한 추가조치를 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심은정기자 fearless@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