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 당선자와 주파수 맞추기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 대통령이 주요20개국(G20) 금융정상회의 참석차 방문한 미국에서 오바마 당선자의 불참으로 서로 얼굴을 마주 대하지는 않았지만, 여러 가지 오바마 당선자에 대한 단상을 갖게 된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또 이를 기회가 있을 때마다 내비쳤다. 이 대통령은 지난 7일 오바마 당선자와 12분 동안 국제전화 통화로 대화를 나눈 적이 있다. 이 대통령은 특히 “외교통상부가 (자료로) 준비한 것을 나에게 보고해도 내 나름대로 상대에 관심을 갖고 깊이 연구하고 만난다”(16일 워싱턴특파원간담회)고 소개했다.

이 가운데 이 대통령이 특히 강조하는 게 ‘첫인상’이다. 이 대통령은 “첫 만남에서는 좋은 인상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 사람은 믿을 만하다”는 신뢰의 인상을 주는 것과 함께 진정성을 또 하나의 중요한 요인으로 꼽았다. 이 대통령은 “내가 말을 잘한다고 상대방이 넘어가겠는가. 한 국가의 정상이 괜한 소리를 잘한다기보다 진실된 인상을 주느냐가 기본”이라고 설명했다. 이렇게 국가 지도자 간의 신뢰와 진정성을 토대로 한 ‘첫인상 작전’이 향후 오바마 당선자와의 첫선에서 한미동맹관계의 초석을 다지는 비책인 셈이다.

이 대통령은 이 근거로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과의 경험을 소개했다. 이 대통령은 “부시 대통령도 내가 불과 몇 번이나 만났는가. 첫 만남에서 서로 좋은 인상과 신뢰를 주는 것이 좋다”고 회고했다. 친근감을 상징하는 ‘캠프 데이비드 정상회동’이 초면에 성사된 것이나 이후 양국관계의 어려운 고비마다 부시 대통령이 결단을 내려 이 대통령을 도와준 데는 이처럼 나름의 성공 비결이 작용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 대통령은 수차례의 국제회의 경험을 되돌아보며 “정상외교의 중요성을 새삼 느꼈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이번 순방에서 미국에 머무는 동안 오바마 당선자에 대한 자신의 첫인상을 여러번 밝혔다. 우선 이 대통령은 “오바마 당선자가 미국의 변화가 절실한 시점에 이를 주도할 인물이고, 종전의 하드 파워로 외교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소프트 파워로 세계외교에 더 큰 영향력과 리더십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덕담을 보냈다. 이 대통령은 “오바마 당선자의 1차 임기는 (4년 중임제이기 때문에) 나와 함께 끝나게 된다”며 향후 4년간 파트너로서의 호감을 전달했다.

상파울루=김상협기자 jupiter@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