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수능 시험일인 13일 오전 서울 강남구 도곡동 숙명여고 정문 앞에서 수험생 후배들이 뒤섞여 함성을 지르며 수험생들에게 열띤 응원을 보내고 있다. 임정현기자

13일로 수능시험은 끝나지만 본격적인 대학 입시는 수능시험이 끝난 후부터 시작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전국 200여개 대학들의 복잡 다양한 입시전형들을 제대로 파악하고 자신의 점수로 갈 수 있는 최상의 대학을 찾아내 합격한 후에야 비로소 대학으로 가는 문이 열리기 때문.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수능의 9개 등급 외에도 표준점수, 백분위 등이 성적 통지에 포함되기 때문에 자신의 수능 점수와 대학별 반영비율 등을 제대로 이해하고 당락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하는 일이 중요하다.

◆ 정시에서는 수능 성적이 가장 중요 = 수능 후 대학별로 대대적으로 이뤄지는 정시모집에서는 학생부나 대학별고사 외에 무엇보다 수능 성적이 가장 중요한 전형요소가 된다. 수능 등급뿐 아니라 표준점수, 백분위까지 제공되는 올해는 정시모집에서 수능의 영향력이 지난해보다 상당히 높아진다는 분석이다. 2009학년도 정시모집에서는 총 신입생 모집 인원의 47.6%인 16만3637명이 선발될 예정이며, 서울 소재 주요 대학들은 정시모집 정원의 30~50% 정도를 수능 성적으로만 선발하는 수능 우선 선발제도를 시행한다.

대부분의 대학들이 정시모집에서 학생부 및 수능성적으로 전형을 실시하고 있는 것과 관련, 이영덕 대성학원 평가이사는 “수능은 각 대학의 모집 단위별 반영비율과 가중치가 다를 경우 지망 대학과 모집단위에 따라 영향력이 높은 영역이 달라진다”며 “학생부가 불리하고 논술고사에 자신이 없는 수험생들은 ‘수능우선선발제도’를 노려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고려대, 연세대, 서강대, 성균관대, 이화여대, 한양대 등이 이 전형에서 수능 성적으로만 학생들을 선발한다.

한편 정시모집에서 학생부 작성 기준일은 12월5일. 성적은 3학년 2학기 기말고사 성적까지 모두 반영된다. 또 2008학년도부터 학생부에 원점수, 평균, 표준편차가 기록돼 ‘학생부 변별력’이 갖춰져 학생부 실질반영비율 또한 높아졌기 때문에 수능 후 기말고사에도 주력해야 끝까지 좋은 결과를 거둘 수 있다.

◆ 수능 성적이 나쁘면 수시 2-2 전형으로 = 기대보다 수능 성적이 좋지 않게 나온 학생들은 수시 2-2학기 모집에 주력해도 좋다. 건국대, 서울시립대, 성신여대, 숭실대 등 60여개 대학들이 수능 이후에 수시 2-2 모집을 위한 원서접수를 실시하는데 정시모집에 비해 전형방법이 학생부, 대학별고사 등 다양하다. 지방소재 대학들은 수능 최저 학력 기준 없이 학생부 성적만 반영하는 경우가 많지만, 서울 지역 중상위권 대학에서는 대부분 일정 등급 이상의 수능 성적을 최저학력 기준으로 적용한다는 사실을 염두에 둬야 한다.

수시 2-2 원서 접수가 이미 끝난 고려대, 연세대, 성균관대 등은 수능 후 해당 전형 논술고사를 바로 실시한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수능성적으로 정시 지원이 유리하다면 수시 2학기에 지원을 했더라도 수시 2학기 일정에 참가하지 않은 채 정시에 집중하는 게 좋을 수 있다”고 충고한다. 윤동수 진학사 본부장은 “수시 2-2 전형에 지원할 경우 정시에 합격 가능한 대학보다 상위 대학에 지원하는 것이 현명하다”며 “이제부터 각 대학의 대학별고사 등 전형방법을 꼼꼼히 살피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조민진기자 waytogo@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