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시민단체의 비리 문제가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이들 시민단체와 같은 비영리조직에 대한 목적, 사업 및 재무회계 정보 등을 통합 관리하는 종합정보센터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김성호(전 보건복지부 장관) 바른사회공헌포럼 공동대표는 12일 오전 서울 서초구 반포동 JW메리어트호텔에서 열린 바른사회공헌포럼 주최 ‘비영리조직의 사회적 책임과 윤리’ 세미나에서 “비영리조직들의 정보를 관리하는 순수 민간단체 성격의 ‘시민사회정보시스템(Civil Society Information System·CSIS)’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비영리단체는 민주주의적 참여의 장을 전개하는 등 사회적·정치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으면서도, 시민단체 간부나 복지재단이 정부 보조금 및 기업 후원금을 횡령하거나 유용하는 등의 재정·회계상의 부실처리 문제가 불거지면서 사회적 책임을 다하지 못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면서 “이를 극복하기 위해 모든 비영리조직들에 대한 조직 목적, 사업 및 재무회계 정보 등을 통합관리하는 CSIS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비영리조직에 대한 감시와 평가는 정부 힘만으로는 불가능하다”면서 “조직·평가·감시기능을 전문으로 하는 비영리조직을 신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동우(사회복지학) 강남대 교수도 “현재 비영리조직에 대한 종합적인 정보체계가 전무한 상황”이라며 “민간에서 비영리조직 종합정보센터를 설치해 어느 단체나 조직이 누구로부터 지원을 받고 어떤 사업을 하는지에 대한 정보를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종합, 분석, 평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비영리조직에 대한 감시와 평가가 강조되는 이유는 이들 조직이 공익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세금공제라는 특별한 혜택을 받고, 다양한 기부와 정부 지원금으로 활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강철희(사회복지학) 연세대 교수는 “비영리조직에 대해서는 지금까지 선한 활동을 수행한다는 이유로 이들의 책임성에 대한 질문을 진지하게 던지지 않았었다”면서 “그러나 이들 조직도 끊임없는 사회적 검증을 받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비영리조직들은 ‘비영리조직 = 선한 조직’이라는 등식에서 ‘선한 일을 더 잘하는 조직’으로 탈바꿈해야 하는 시점에 이르렀다”고 지적했다.

문형구(경영학) 고려대 교수는 “비영리조직들은 옳은 일을 해왔지만 최근의 비리로 그 명분이 희석돼 안타깝다”면서 “이제 비영리조직의 사회적 책임과 윤리 향상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할지에 대해 다시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음성원기자 esw@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