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랭크베이트를 운용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대와 릴의 선택이다. 크랭킹 대는 지나치지 않을 정도로 훌렁거리는 느낌이 적합하다. 이런 느낌이 필요한 이유는 릴로 감아 들이는 도중에 입질을 받게 되는 크랭크베이트의 특징과 관련이 깊다.

빠른 속도로 이동하는 크랭크베이트를 제대로 흡입하기는 웜처럼 느린 루어를 흡입할 때보다 정확도나 깊이 면에서 상대적으로 어렵기 때문이다. 그래서 부드러운 대끝의 도움을 받아 더 깊이 흡입되도록 여건을 만들어주는 것이다. 그래서 고안된 것이 대끝이 부드러운 크랭킹 전용대다. 이를 극대화시키기 위해 유리섬유 소재가 쓰이기도 한다.

그러나 이 소재는 무거워서 다른 용도로의 전용이 제한돼 초보자들이 사용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따른다. 차라리 지루미스사의 크랭킹로드처럼 카본소재로 된 것은 다양한 용도로 전용이 가능해서 많이 권하고 싶은 사양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초보자들에게 전용장비란 쉽지 않은 영역이라 생각한다. 그래서 마지막으로 권하는 것이 미디엄급의 부드러운 베이트캐스팅대다. 다시 말해 늘 쓰던 것을 두루두루 돌려쓰라는 이야기다. 이 정도면 스피너베이트건 크랭크베이트건 어지간한 ‘패스트무빙루어’(크랭크베이트처럼 빨리 감아서 사용하는 루어의 총칭)는 감당이 가능해진다.

릴은 크랭킹에 도움이 되는 저속릴이 적합하다. 요즘 출시되는 릴은 7대1 혹은 6대1의 빠른 기어비가 주류를 이룬다. 이 숫자의 의미는 릴 핸들을 한 바퀴 돌릴 때 스풀이 몇 바퀴 도는가를 표시한 것으로 릴이 감아 들이는 힘을 의미하기도 한다. 자동차로 경사로를 오르거나 짐을 많이 실어 속도보다는 힘이 많이 필요할 땐 저속기어를 선택하듯이 크랭크베이트나 스피너베이트처럼 물과의 저항이 심한 루어를 사용할 때는 저속기어의 릴이 필요하다. 그래서 권하는 기준이 5대1 이하의 기어비다. 필자가 주로 애용하는 시마노 콩퀘스트 200은 5대1의 기어비다. 가지고 있는 장비 가운데 가장 많이 고생시키는 녀석도 이 녀석이다.

이렇게 적합한 장비를 갖추어도 크랭킹은 체력적으로 쉽지 않은 기법이 분명하다. 그런데 대다수 도전자들의 자세를 보면 장비만으로 해결하기 힘든 장애원인을 스스로 안고 있는 것을 자주 보게 된다. 대와 릴을 쥐는 자세나 대끝이 향하는 각도 등에서 부적합한 경우가 그것이다.

우선 릴링을 할 때 대끝의 방향과 줄의 방향이 일직선에 가깝도록 해야 릴링시 힘이 덜 든다. 반대로 대끝과 줄에 각도가 생기면 대를 쥔 손과 팔뚝은 많은 부하 때문에 힘이 들어가게 되고 급기야는 등쪽의 근육까지 힘을 쓰면서 경련을 일으키기도 한다. 간단한 자세의 교정만으로도 크랭킹은 많이 쉬워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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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대 스포츠피싱 전문 강사, 시마노, 썬라인 필드테스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