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7년전 남북전쟁이 이제야 막을 내렸다.”

‘렉서스와 올리브나무’ ‘세계는 평평하다’ 등의 베스트셀러 저서로 유명한 토머스 프리드먼 뉴욕타임스(NYT) 칼럼리스트는 버락 오바마가 제44대 미국 대통령으로 당선된 의미를 이같이 지적했다.

그는 NYT 5일자에 기고한 글에서 “2008년 11월4일 오후 11시가 약간 지난 시각 흑인 후보 버락 후세인 오바마가 차기 대통령이 되기 위해 필요한 선거인단을 확보한 이 순간, 미국 버지니아주에서 시작된 남북전쟁이 147년이 지난 뒤에야 같은 주의 투표함이 개봉되면서 끝이 났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의 백인 다수가 흑인 대통령을 뽑는 순간에야 남북전쟁이 진짜 끝나는 것이기 때문에 이 순간은 중요하다”면서 “미국인들은 5일 아침 어제와는 전혀 다른 나라에서 잠을 깼다”고 말했다. 그는 “평등한 세상을 향한 투쟁이 끝나려면 아직 멀었지만 이제 우리는 전혀 새로운 출발선에서 다시 시작하고 있다”면서 “이제 모든 어린이와 시민, 그리고 새로운 이민자들은 미국에서 정말로 모든 것이 가능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어떻게 이 모든 것이 가능했을까. 프리드먼은 “잘 짜여진 오바마의 조직, 그의 침착한 태도, 부드럽게 말하는 스타일, 변화의 메시지 등도 오바마가 당선되는데 영향을 미쳤지만 백인들조차 흑인들에게 투표하게 만든 가장 핵심은 경제위기였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를 ‘버핏 효과’라고 말하면서 “버핏 효과는 ‘브래들리 효과’에 정반대되는 개념”이라고 설명했다. 결국 백인들은 흑인인 오바마에게 투표를 했다고 말하지만 사실은 오바마의 뒤에 있는 백인인 투자의 귀재 ‘워런버핏’에게 투표를 했다는 것이다. 그는 이같은 현상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오바마가 대통령이 되는 것에 대한 아이들의 희망 등을 손상시키고 싶지 않았겠지만 그러나 직관적으로 많은 백인들은 버핏의 견해를 수용하면 부자가 되고 성공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프리드먼은 그러나 “오바마가 최초의 흑인 대통령은 됐지만 훌륭한 대통령이 될 수 있을까”라고 물으면서 “오바마는 일단 그럴 수 있는 기회를 잡은 것은 확실하다”고 말했다. 미국 역대 훌륭한 대통령들이 경제적으로 가장 힘들고 어두운 시기에 나왔기 때문이다. 그는 오바마에게 귀감이 되는 사례로 1930년대 경기침체기에 프랭클린 루즈벨트 전 대통령의 사례를 들기도 했다.

이현미기자 always@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