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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인단이 많은 지역, 고학력 백인층과 젊은층, 히스패닉 등 소수계를 공략한 오바마의 ‘선택과 집중’ 전략이 대선 승리의 원동력이었다.

오바마는 4일 치러진 대선에서 오하이오(20석)와 플로리다(27석) 펜실베이니아(21석) 버지니아(13석) 등 대선 승리의 열쇠를 쥔 4개 주에서 모두 존 매케인 공화당 후보를 눌렀다. 특히 1964년 이후 민주당 후보가 한 번도 이겨보지 못한 버지니아에서 값진 승리를 거둬 의미가 더 컸다. 반면 매케인은 텍사스, 애리조나 등 전통적인 공화당 우세 지역에서 승리했으나, 선거인단이 동부에 비해 적게 걸려 있고 새로운 텃밭 개척에 실패하면서 패배를 맛볼 수밖에 없었다고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들은 5일 분석했다.

◆ 성별 연령 인종 골고루 득표 = 오바마는 이번 선거에서 역대 최다인 6324만표(52%)를 얻는 데 성공해 1964년 대선에서 당선된 린든 존슨 전 대통령 이후 민주당 후보로는 가장 높은 지지율을 기록했다. NYT가 발표한 투표 성향 조사에 따르면, 오바마는 유권자 성별과 연령에서 골고루 표심을 얻는 데 성공했다. 남성의 49%, 여성의 56%가 오바마를 지지했다. 특히 젊은층에서 인기를 끌어 18~29세가 66%, 30∼44세가 52%, 45∼59세가 50%, 60세 이상이 45%의 지지율을 보였다.

인종별로 보면 단연 흑인들의 표심이 오바마에게 쏠렸다. 흑인의 95%가 오바마에게 표를 던졌다. 또 히스패닉 66%, 아시아계 62% 으로 소수계의 지지비율이 높았다. 백인 중 오바마를 지지한 유권자도 43%나 돼 오바마의 표가 흑인 등 소수계에 집중된 것이 아님을 보여줬다. 역대 대선에서 표심의 큰 변수가 됐던 미국 전체 인구의 15%를 차지하는 히스패닉은 전통적으로 공화당 성향이었지만, 공화당의 불법 이민 단속 정책과 금융위기 한파로 민주당 성향으로 돌아선 것으로 분석됐다. 오바마는 백인 중에서도 대졸 이상이거나 전문직에 종사하는 유권자를 집중 공략해 고학력 백인들이 많이 거주하고 있는 버지니아와 콜로라도에서 승리할 수 있었다.

◆ 경제가 승부 갈라 = CNN방송의 출구조사에서 투표에 가장 영향을 미친 것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경제라고 답한 유권자는 62%로 나타났다. 오바마는 세계적 금융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적임자라는 인식을 유권자들에게 심어주면서 전통적인 공화당 우세 지역의 표심까지도 그를 선택하게 만들었다. 즉 매케인의 ‘안보’ 대신 오바마의 ‘경제’가 유권자들에게 더 강력히 어필했던 것. 미주리, 오하이오, 노스캐롤라이나, 버지니아 등 공화당 성향이 강한 주에서도 오바마가 승리한 것은 유권자들이 경제 위기로 취약해진 미국 사회의 변화를 갈망했기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 상하원 주지사 선거도 민주당 세상 = 상하원 선거도 민주당의 압승이었다. 4일 대선과 함께 치러진 연방 상하원 의원 및 주지사 선거에서 민주당은 상하원까지 장악했다. 이번 선거에서는 상원 100석 중 35석, 하원 435석 전체, 주지사 50명 중 11명이 교체 대상이었다. CNN과 NYT 등 미국 주요 언론에 따르면, 민주당은 최소한 상원에서 56석을 확보했다. 공화당은 40석을 확보한 가운데 남은 4석을 놓고 민주당과 경합 중이다. 하원 선거에서는 민주당이 재적 435석 중 252석을 확보해 과반을 무난히 차지했고 공화당은 173석을 확보하는 데 그쳤다. 주지사 선거에서도 11개주 가운데 워싱턴, 미네소타, 미주리, 웨스트버지니아, 노스캐롤라이나, 뉴햄프셔, 델라웨어 등 7개 주에서 민주당이 승리했다.

심은정기자 fearless@munhwa.com